1년만의 컴백골 이근호"K리그 뛸 수 있음에 감사한다"

기사입력 2015-08-19 22:09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전북-전남전 후반 40분 전남이 후반 8분 이종호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섰다. 올시즌 전북은 유독 전남에 약했다.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팀이 전남이었다.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패색이 짙었던 후반 40분, 85분간 웅크렸던 '원톱' 이근호가 번쩍 빛났다. 전남 수비수 이지남이 문전에서 헤딩 미스를 하는 순간 떨어진 세컨드볼을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 클래식 복귀 3경기만에 컴백골이었다. 2013년 8월 30일 상주상무 시절 성남전(1대1무)에서 골을 터뜨린 이후 1년만에 K리그에서 골을 재가동했다. 기세가 오른 이근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 역전골까지 유도해냈다. 골문 앞에서 기민한 움직임으로 전남 현영민의 파울을 유도했다. 레오나르도가 전북의 2번째 골을 밀어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숨막히는 '사생결단' 호남 더비, 세번째 전쟁의 승자는 전북이었다. 85분을 이긴 전남은 마지막 5분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돌아온 이근호가 안방에서 첫 연패 위기에 처한 전북을 살렸다.

최강희 감독은 85분동안 부진했던 이근호를 진득하게 기다렸다. 컴백 경기였던 부산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됐고, 포항전에선 후반 교체됐다. 전남전은 K리그 클래식 복귀 후 첫 풀타임이었다. 스스로 "골보다 풀타임이 목표"였다고 할 만큼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절실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골 냄새를 기막히게 맡는 감각만은 살아 있었다. 시즌 첫 연패 위기에 처한 전북을 구했다. 이근호는 경기 직후 컴백골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겨서 기쁘다. 힘든 경기였다. 역전승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컴백골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오랜만에 운좋게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 K리그를 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고개 숙였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골보다 풀타임을 버티는 것이 목표였다. 플레이적인 면만 봤을 때는 오늘 제일 먼저 빠져야 하는 선수 아니었나.오늘 풀타임을 뛰고 골을 넣은 것이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펼쳐질 'J리그 친정팀' 감바 오사카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감바전에서 최선의 몸을 맞추려고 생각하고 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풀타임 뛴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었다. 다음 경기는 오늘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후반 40분까지 100%가 아닌 이근호를 끝까지 믿고 기다린 '승부사' 최 감독의 '배짱 축구'가 통했다. 최 감독은 "당연히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염두에 뒀다"고 했다. "오랫동안 쉬거나 풀타임을 못뛴 선수가 교체로 나가든지 중간에 나오게 되면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릴 수 없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풀타임을 소화했고 골도 넣어줬기 때문에 선수가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정신적으로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 앞으로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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