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이 29일 오후 파주 스타디움에서 서울 이랜드FC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랜드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경기를 시작하고 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8월 1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해 중국, 북한, 일본과 대결을 펼친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29/
사실 그리 득될 것은 없다. 그럼에도 친선경기를 수락했다. 이유가 뭘까.
서울 이랜드가 9월 1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상대가 흥미롭다. 정식팀이 아니다. KBS 예능프로그램에서 운영하는 '청춘FC'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안정환 이을용 이운재가 팀을 이끌고 있다.
서울 이랜드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청춘FC는 분명 유명하다. 주요 선수들은 K리그 선수들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덕분에 6주간의 유럽전지훈련도 다녀왔다. 각급 대표팀이나 프로 경력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엄연한 아마추어팀이다. 각각의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나 운영 능력, 노련미는 서울 이랜드 선수들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 이랜드의 고민이 이 지점에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경기에서 다칠 수 있다. 여기에 예능프로그램 녹화를 겸한다. 지기라도 한다면 대망신이다.
그렇지만 서울 이랜드는 경기 제의를 수락했다. 일단 스폰서 문제가 컸다. 서울 이랜드와 청춘FC 모두 뉴발란스가 스폰서다. 뉴발란스는 서울 이랜드의 모기업 이랜드가 브랜드 라이센스 권리를 사와 운영한다. 이랜드 입장에서는 뉴발란스를 띄워야 한다. 마케팅 활동의 연장선 상에서 청춘FC를 후원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극대화를 위해서라도 국내에서의 경기가 필요하다.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이랜드를 '차출'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 이랜드도 '노출'이 필요했다. 출범 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위에서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홈경기에 경기당 2500~4500명 정도만 오고 있다.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서울 이랜드에는 청춘FC 선수들처럼 어려움을 겪었던 선수들이 꽤 있다. 주포 주민규는 K리그 드래프트 탈락 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고양에서 뛰다 서울 이랜드로 온 뒤 꽃을 피웠다. 최유상은 K3리그 청주FC에서 눈물겨운 시간을 보냈다. 작년 12월 열린 테스트인 '디 오퍼 2015'에서 선택받아 프로 선수로 뛰고 있다. 일본이나 해외에서 뛰다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온 선수들도 있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청춘FC와의 경기를 통해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서로 우정을 나누고 싶어 경기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