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듀오' 스털링-데브루잉, 변화가 필요해

기사입력 2015-11-26 18:03


'1800억 듀오' 스털링(왼쪽)과 데브루잉. ⓒAFPBBNews = News1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최전방 공격수' 라힘 스털링(21)과 '측면 윙어' 케빈 데브루잉(24). 맨시티의 미래로 불리는 두 선수는 현재로선 변화가 필요한 때다.

맨시티는 지난 여름 팀의 미래를 걸고 리버풀과 볼프스부르크의 '젊은 에이스' 영입에 나섰다. 무리한 투자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맨시티에겐 확고한 자신감이 있었다. 스털링과 데브루잉, 두 명을 영입하는데 맨시티가 쓴 돈은 무려 1억 300만 파운드(약 1787억원)였다.

야심차게 영입한 스털링과 데브루잉은 시즌초 맨시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맨시티는 거침없는 5연승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했고, 유럽축구계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어깨를 겨뤘다. 팀의 미래를 던진 도박은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맨시티는 아스톤 빌라 전 무승부에 이어 리버풀의 '클롭 돌풍'에 휘말리며 1-4로 대패했다. 두 영건 모두 리버풀 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대패를 막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유벤투스에 또 패하며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맨시티는 지난 2년간의 악몽이었던 '16강 바르셀로나'를 다시 마주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1800억 듀오'에겐 잦은 부상도, 눈에 띄는 기량 저하도 없다. 스털링의 순간적인 돌파나 데브루잉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 혹은 데드볼킥의 매서움은 여전하다.

문제는 이들이 뛰는 포지션이다. 스털링은 빠른 발과 뛰어난 체력으로 상대의 측면 수비를 붕괴시키는 데 탁월한 선수다. 강력한 슈팅이나 골문 앞에서의 우겨넣기는 리버풀 시절 동료인 필리페 쿠티뉴나 다니엘 스터리지에 미치지 못한다. 맨시티가 4900만 파운드를 쾌척한 선수가 적어도 '스트라이커' 스털링은 아닐 것이다.

데브루잉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측면에 나오더라도 스위칭을 통해 중앙으로 파고드는 게 볼프스 시절 '젊은 사령관'의 플레이스타일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 최다 공격포인트인 15골 25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에는 야야 투레가 뛴다. '측면' 데브루잉은 스피드 면에서 장점이 없다. 최전방 공격수에 적합한 선수 또한 아니다.

최근 맨시티는 공격-중원-수비의 핵심인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다비드 실바, 빈센트 콤파니가 잇따라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맨시티의 전술은 달리진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실바-콤파니의 빈 자리를 절실히 느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스털링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중앙의 투레와 측면의 데브루잉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유벤투스 전 직후 "다음 경기에는 실바가 출전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그의 머릿속은 아구에로와 투레, 실바로 가득한 것 같다. 1800억 듀오의 전술적 방황이 길어질수록, 맨시티의 시즌 계획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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