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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얼굴이었다.
지난달 10일 프랑스 라디오 방송 유럽1이 벤제마와 사건의 주동자이자 벤제마의 오랜 친구인 카림 제나티가 나눈 통화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통화내용에서 벤제마는 제나티에게 "(발부에나에게) 비디오를 없애고 싶다면 리옹에 있는 내 친구(제나티)를 만나라. 그 친구가 너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벤제마를 믿었던 발부에나는 "벤제마의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격분했다.
파장은 일파만파 번졌다. 지난 1일 마누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벤제마는 프랑스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 파렴치한 행동을 저지른 벤제마가 프랑스대표팀에 이름 올려선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벤제마는 지난 3일 프랑스 방송채널 텔레풋1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죄를 짓지 않았다. 발부에나를 협박한 사실이 없다. 정말 억울한 일"이라며 자신을 변호했다.
벤제마의 읍소에도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프랑스 방송채널 BFMTV가 만 18세 이상 프랑스인 92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가 벤제마의 프랑스대표팀 제명에 찬성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거세게 불거진 반(反) 벤제마 여론을 의식, 지난 11일 벤제마의 대표팀 임시제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벤제마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벌어진 헤타페와의 2015~20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4라운드(4대1 레알 승)에서 2골을 터뜨렸다.
이어 8일 열린 말뫼와의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6라운드(8대0 레알 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벤제마는 영국 공영방송 BBC가 꼽은 챔피언스리그 이주의 팀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벤제마는 기량과 도덕성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보여준 표본이 됐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