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인 라인업' 수원FC, '대박' 영입 비결은?

기사입력 2016-02-02 17:43


'대박!' 수원FC 외국인선수 영입 발표 기사마다 빠지지 않는 댓글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K리그 클래식에 도전하는 '신입생' 수원FC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구단들과 다른 모습으로 특급 외국인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팬들도 수원FC의 행보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수원FC가 영입한 외국인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말그대로 '역대급'이다.


사진제공=수원FC
시작은 하이메 가빌란(30)이었다. 가빌란은 유럽 빅리그 경력만 보면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가빌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유스팀 출신으로 2003년 18살의 나이로 발렌시아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가빌란은 2008년 헤타페로 이적해 2014년까지 136경기를 뛰며 전성기를 보냈다. 스페인 U-16 대표팀을 시작으로 U-17, U-19 , U-20, U-21 등 연령대 청소년 대표를 두루 경험했다. 스페인에서 활약해온 가빌란은 2014시즌에는 그리스 플라타니아스에서, 2015시즌 후반기에는 인도 슈퍼리그에서 활동했다.


두번째 외인도 대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경험한 호주 출신 수비수 아드리안 레이어(29)를 아시아쿼터로 영입했다.<스포츠조선 2월2일 단독보도> 2007년 호주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인 레이어는 EPL의 러브콜을 받아 풀럼과 노리치시티에서 뛰었다. 이후 호주 A리그로 돌아와 멜버른 빅토리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한 레이어는 2015년에는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으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호주 연령별 대표와 A대표로도 뛰었다.


ⓒAFPBBNews = News1
마지막 퍼즐도 채웠다.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의 마빈 오군지미(29)다. 오군지미의 소속팀인 스트룀고드셋은 공식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오군지미가 수원FC로 떠났다'고 발표했다. 세부협상이 아직 남아있지만, 오군지미가 한국땅을 밟는데는 이견이 없다. 2004년 겡크에서 데뷔한 오군지미는 2012년까지 109경기를 뛰며 37골을 넣었다. 2010~2011시즌에는 15골을 넣으며 팀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2007~2008시즌에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발바이크, 2011~2012시즌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뛰기도 했다. 이후 벨기에 주빌러리그의 스탕다르 리에쥬, 비어쇼트, 로이벤 등에서 활약한 오군지미는 지난 시즌부터 노르웨이의 스트룀고드셋에서 뛰었다. 벨기에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유망주로 인정받던 오군지미는 2010년 카자흐스탄과의 유로2012 예선전에서 벨기에 대표로 데뷔했다. 비록 유로2012 본선행에 실패했지만 오군지미는 예선기간 동안 7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클래식 잔류를 노리는 수원FC의 올 겨울 영입 전략은 크게 두가지였다. 일단 국내 선수들은 이름값 보다는 전술성향에 맞는 선수 위주로 영입하는 것이었다. 전북에서 뛰었던 이승현 정도가 스타였다. 조덕제 감독은 측면 위주로 스피드가 있고, 기동력이 있으며, 간절한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중점을 뒀다. 두번째는 센터라인을 외국인선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조 감독은 결국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중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설프게 국내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쓰느니 외국인선수들에 투자를 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거액이 오간 것도 아니다. 수원FC가 가빌란, 레이어, 오군지미를 데려오는데 쓴 금액은 150만달러(약 18억원) 정도다.

스카우트가 없는 수원FC는 코칭스태프들의 꼼꼼한 비디오 분석으로 외국인선수 리스트를 추렸다. 원칙이 있었다. 가급적이면 브라질, 아프리카 선수들을 배제했다. 조 감독은 "브라질, 아프리카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 다 네이마르고, 다 드로그바다. 유럽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실제 테스트를 하면 영상과 더 근접한 것이 유럽 선수들이다. 프로의식도 뛰어나다"고 했다. 시시를 통해 얻은 학습효과였다. 협상과정 역시 에이전트가 난립하는 브라질 보다는 체계적인 유럽이 더 수월했다. 시시 영입 과정에서 만든 채널을 통해 대박 외국인선수들을 데려왔다. 진짜 차이를 만든 것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설마 오겠어'에서 '필요한 선수는 유럽선수라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역대급' 외국인선수 라인업을 만들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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