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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것과 하지 않으려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10연승하는 팀이야. 자신감을 갖고 경기해",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응원하고 있는거야. 그 힘을 받아서 한 번 뒤집어봐. 할 수 있어!",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어. 놀다온다고 생각해."
정규리그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자신의 말이 '어록'으로 부풀려지는 것이 부담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어록 생산'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최 감독은 8일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최고의 입담꾼으로 등극했다. 먼저 '무용지용'이라는 사자성어를 등장시켰다. 시즌 개막 전 현대캐피탈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한 것에 대한 시원섭섭한 감정을 잘 표현한 단어였다. 최 감독은 "우리는 시즌 전부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무용지용'이라는 얘기가 있다. 언뜻 보기에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큰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그런 격"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명언도 입담에 녹였다. "파죽지세가 어디까지 갈 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상대 감독님들에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한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결국 돌고 돌아 우리가 우승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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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전 남자부 7개 팀의 꿈은 '동색'이었다. '우승'이었다. 그러나 이젠 4팀만 우승을 꿈꿀 수 있게 됐다. 4년 만에 성사된 남자부 준플레이오프(PO)에서 충돌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 한국 프로배구사를 뒤바꾼 현대캐피탈이다.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상황에서 각팀의 전력은 모두 노출됐다. 이젠 집중력과 정신력의 싸움이다. 그렇다면 4팀의 사령탑이 생각하고 있는 우승 키워드는 무엇일까. 각양각색이었다. 최 감독은 '행복한 놀이터'라고 정의했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놀이터에서 즐겁게 놀았다. 마지막까지 즐거운 놀이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바람이었다. 김 감독은 '신뢰'를 꼽았다. 김 감독은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지만 이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44)은 '간절함'을 택했다. 임 감독은 "코치때도 그랬지만 감독이 된 올 시즌도 그렇다. 간절함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광균 대한항공 감독대행(35)은 '행복'을 선택했다. 장 감독대행은 "배구를 하면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서도 밝고 행복을 얻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