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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발탁의 공식을 깼다.
동시에 이번 2연전은 새 얼굴을 실험할 절호의 기회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과감한 선수 기용으로 '뉴페이스'를 발굴했다. 손흥민 없는 A대표팀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천기누설'로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A대표팀 코치를 겸임하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다.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을 제기한 인물은 신 감독이 아닌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왜?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 첫 머리에 와일드카드 손흥민을 얘기했다. "손흥민과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이 와일드카드 소집에 대해 접촉이 있었다. 손흥민의 올림픽 참가 의지가 확고했다. 토트넘에는 3월에 차출을 안하는 대신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토트넘이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고, 유로파리그도 남아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이를 배려해 손흥민을 차출하지 않는 대신 구단과 와일드카드 차출에 긍정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
올림픽팀 와일드카드는 통상 최종엔트리 발표와 함께 세상에 나온다. 2016년 리우올림픽은 8월 열린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를 공론화시킨 데는 한국 축구에서 차지하는 손흥민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상생 그리고 차출과 관련된 잡음을 사전에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비롯됐다. 와일드카드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무 소집 규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속팀의 협조 없이는 차출이 쉽지 않다. 결국 손흥민 와일드카드 발탁의 열쇠는 토트넘이 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작용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3명의 와일드카드를 다 공개한 것이 아니다. 2명의 와일드카드는 누가 될지 모른다. 계속 경쟁을 하고 있다. 향후 올림픽팀에서 선택할 부분이다. 경쟁체제가 무너질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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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무대에 오른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의 손흥민 와일드카드 발표에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은 올초 카타르와의 4강전이 끝난 후부터 얘기를 해왔던 부분이다. 감독님이 배려해주셨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에 대해 협력 관계를 요청해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줬다. 올림픽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해서 사전 협조를 토트넘에 했는데 긍정적으로 답변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다.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또 손흥민과 전화 통화로 올림픽 출전 의지를 확인했다. 손흥민도 상당히 오고 싶어하고, 자신도 올림픽에서 멋진 활약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이 정도면 잘 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교감을 통해 토트넘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24세 이상 선수는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다. 사전 교감이 없으면 필요할 때 뽑지 못한다. 슈틸리케 감독과 내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 손흥민이 필요할 때 토트넘이 안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든 것이 중요하다." 또 '신 감독이 아닌 슈틸리케 감독이 왜 공개했느냐'는 질문에는 "얘기 안했다면 질문을 안했겠느냐"며 반문한 후 "우리가 가진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말씀드린 것이다. 지금까지 흘러왔던 것을 슈틸리케 감독과 나, 축구협회가 사전 조욜을 하지 않으면 손흥민을 데려갈 수 없기에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18명의 최종엔트리 안에 와일드카드 3장을 쓸 수 있다. 그는 이미 필드플레이어로 3장을 모두 쓸 계획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공격에서 와일드카드 0순위로 꼽혀 왔다.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차출 갈등은 늘 있어왔다. 어두운 과거였고, 세상은 또 달라졌다. '국보' 손흥민을 둘러싼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연합 작전'이 미래에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