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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이건 스포츠조선 기자]바르셀로나에 비가 내렸다. 비가 잘 내리지 않는 바르셀로나였기에 대차게 내리는 비는 하나의 축복이었다. 축제를 더 풍성하게 했다.
경기 시작 전 누캄프 전역은 혼돈 그 자체였다. 배수가 잘 안되는 인도는 이미 물난리였다. 입장권 검사와 몸수색을 동시에 진행하는 게이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관중들이 들고 있는 우산까지 맞물렸다. 고작 10미터 나아가는데 30분 이상이 걸렸다.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경기장 주변은 더욱 혼돈이었다. 빨리 진행하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도 있었다. 빅게임 앞에서 가방을 버리는 이들도 속출했다. 누캄프 내에는 백팩 반입이 안된다. 때문에 보안 관계자들은 가방을 버리든지 들어가지 말든지 선택하라고 했다. 일부 관중들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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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끝났다. 사람들은 다들 누캄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잔뜩 비맞은 몸으로 귀로에 올랐다. 돌아가는 길도 전쟁이었다. 택시는 보이지도 않았다. 근처 콜블랑역은 인산인해였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람들로 꽉 막혀있었다. 걸어서 25분 거리인 산츠역 광장까지 걸어가는 이들도 많았다. 일부 사람들은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누캄프 근처 펍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더러는 같은 시각 벌어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의 연장전을 지켜보기도 했다. 인근 사설 바르셀로나 용품점에서 기념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 사이 비가 그쳤다. 우산을 접고, 우비를 벗으면서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단 한 무리. 아스널팬들만 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