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에이스' 문창진 2골-'일취월장' 김 현 2도움

기사입력 2016-03-28 21:27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리우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알제리와 평가전을 벌였다. 문창진이 패널티킥을 골로 성공시킨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28/

두번째 골이 터지자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활짝 웃었다.

여전히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문창진(포항),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김 현(제주). 믿음을 줬던 두 공격수의 합작품이었다. 문창진과 김 현이 펄펄난 신태용호가 다시 한번 알제리에 완승을 거뒀다. 가장 오랫동안 신태용호를 지킨 두 공격수는 주축들의 컨디션 저하로 고민하던 신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김 현과 문창진은 2골-2도움을 합작했다.

문창진은 역시 에이스였다. 계속된 부상에 시달리던 문창진은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서 4골을 기록하며 '원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문창진은 신 감독이 걱정하지 않는 선수다. 신 감독은 "문창진은 팀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기 때문에 상대가 아무리 강하게 나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에게 바라는 것은 올림픽까지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제리와의 두번의 평가전에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1차전에서 골을 기록한 문창진은 2차전에서도 2골을 넣었다. 1차전 후 "2차전에서 더 많은 골을 넣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문창진은 후반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유의 통통 튀는 드리블로 알제리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13분 감각적인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은 문창진은 29분 박인혁(프랑크푸르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멀티골을 넣었다. 이 후에도 날카로운 모습으로 신태용호의 공격을 이끌었다. 수세시에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딱 지금처럼만 하면 리우행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현은 이날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 현은 여전히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의 여파다. 김 현은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만회했지만 팬들은 결정력 없는 스트라이커라며 김 현을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험은 김 현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그는 "19세 대표팀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올림픽까지 발전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골보다는 움직임에 공을 들였다. 2선 공격수가 좋은만큼 볼터치를 최대한 줄이고 침투에 초점을 맞췄다. 장기인 헤딩은 더욱 갈고 닦았다. 그 효과가 알제리전에서 나타났다. 김 현은 원톱의 정수를 보였다.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고 빠른 볼처리로 공격속도를 높였다. 포스트플레이는 단연 돋보였다. 1m90의 장신을 활용해 공중을 지배했다. 전반 22분 이창민(제주)의 선제골을 도운 것도 김 현의 머리였다. 김 현은 후반 13분에도 문창진의 골을 도왔다. 김 현은 후반 25분 박인혁과 교체돼 나왔다. 물론 이번에도 골은 없었다. 하지만 그만의 장점을 업그레이드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어필했다.


고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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