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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은퇴 후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3가지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이제 180도 바뀌었다. 다른 감독들의 전술을 비판하던 성공한 분석가에서 분석가들의 비판을 받는 실패한 감독으로. 발렌시아에서 추락을 거듭하던 네빌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발렌시아는 31일 오전(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심사숙고 끝에, 개리 네빌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네빌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의 앞날에 행운이 있길 기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파코 아예스테란 코치가 감독직을 대신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빌 감독은 "발렌시아 클럽과 팬들, 스태프 및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발렌시아 감독에 부임할 때 이 팀에 오랫동안 있고 싶었지만 이것이 곧 비지니스이며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 지난 28경기의 결과들(10승7무11패)은 나와 팀이 원했던 결과들이 아니었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네빌은 지난해 12월 초,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된 산투 감독의 후임으로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계약 기간은 오는 6월까지인 7개월로, 단기 계약이었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 네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물론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네빌은 취임 후 리그 경기에서 9경기(5무4패) 동안 승리를 못 거두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발렌시아는 네빌 감독 밑에서 강등권으로 추락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코파 델 레이에서 모두 탈락했다.
주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은 네빌을 만나 "벤치에 있으면 비디오를 멈출 수도 없고, 스크린을 터치할 수도 없으며, 선수들을 그에 맞게 움직일 수도 없다"고 했다. 현장과 밖의 차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축구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며 분석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대신 현장에 대한 존중감을 높이는게 답이다. 네빌 감독은 그간 자신이 뱉었던 말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