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광주 감독도 인정한 '당돌한 선수'는 누구?

기사입력 2016-04-20 18:21



"상당히 대담하고 당돌한 선수에요."

남기일 감독(42)이 이끄는 광주는 젊은 팀이다. 선수단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으로 구성돼있다. 그래서인지 광주의 축구는 유독 활기 넘친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다.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기 마련. 선수단이 어리다보니 경험이 다소 떨어진다. 더욱이 강팀과 대결을 벌일 때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부분도 있었다. 남 감독은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항상 열심히 잘 해주고 있지만 전력이 강한 팀을 만나면 주눅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1대2 패)가 그런 모습이었다. 남 감독은 "서울이 강팀이기 때문에 경기 전 선수들이 많이 얼어있었다. '위축되지 말고 자신이 잘 하는 플레이를 자신감있게 하라'고 했는데 쉽게 극복되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남 감독이 절대 움츠러들지 않는 한 선수를 지목했다. 주인공은 공격형 미드필더 김민혁(24)이다. 남 감독은 "참 의외다. (김)민혁이는 체격이 호리호리하고 외모도 순하다. 그런데 전혀 쫄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지컬에서 밀릴 수도 있는데 악착같이 달려들고 강한 상대와 붙으면 더 당당하게 한다"며 "상당히 대담하고 당돌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남 감독도 인정할 만큼 두둑한 배포를 지닌 김민혁. 언남고-광운대를 거친 그는 '패스의 귀재'로 불렸다. 2015년 많은 기대 속에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또 한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이 높았다.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리그 6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절치부심 끝에 올 겨울 광주로 둥지를 옮겼다. 김민혁은 "정말 경기를 뛰고 싶었다. 원체 몸이 약해 힘에서 밀렸다. 그래서 더 뛰고 더 부딪히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눅들지 않는 것은 천성이었다. 김민혁은 "이상하게 큰 경기나 강팀을 만나면 더 힘이 난다. 플레이도 잘 된다"며 웃었다.

일취월장했다. 김민혁은 K리그 클래식 6라운드까지 도움 3개를 올렸다. 염기훈(수원) 이재성(전북) 등 리그 최고의 실력자들과 함께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을 물었다. 김민혁은 "감독님이 '실수해도 되니까 공격적으로 자신있게 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수줍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공격포인트 욕심을 드러냈다. 김민혁은 "슈팅을 많이 때리지 못했다. 지금까지 도움만 기록했는데 앞으로 골도 넣고 싶다"고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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