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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9318명(4월 27일·수원), 4만6549명(7월 12일·서울), 4만1297명(10월 5일·서울), 3만4029명(11월 9일·수원), 2014년 슈퍼매치의 흥행 성적표다. 평균 관중은 무려 3만7798명이었다.
슈퍼매치는 평균 관중이 3만명에 육박해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K리그의 자랑이자 축복이다. 지구촌이 인정하는 명품매치다. 팬들은 설레고, 감독, 선수들은 밤잠을 설친다.
라이벌전의 묘미는 특별하다. 두 팀의 현주소는 분명 온도 차가 있다. 승점 18점으로 1위(6승1패)를 질주하고 있는 서울은 7연승에 도전한다. 6위 수원(승점 8·1승5무1패)은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기록은 과거일 뿐이다. 현재에선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 "지금 우리의 순위표는 큰 의미가 없다. 슈퍼매치에서 자칫 방심하면 순위표는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상황 인식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다르지 않다. "서울이 1, 2년 전 슈퍼매치 첫 경기를 앞두고는 하위권에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최고점에 있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설령 1위와 12위에 있더라도 라이벌전은 (순위가) 크게 상관이 없다. 경기는 5대5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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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는 숨길 것도, 아낄 것도 없다. 아드리아노, 데얀,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아-데-박', 수원 공격의 키를 쥔 염기훈 권창훈 산토스 등 팀 전력과 관련해선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결국 승부는 집중력 싸움이다. 어느 팀이 더 간절하느냐에 따라 희비는 엇갈린다.
다만 승패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슈퍼매치를 지탱하고 있는 팬이다. 올 시즌 첫 슈퍼매치를 앞두고 팬들을 향한 호소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서 감독과 최 감독은 합창했다. 최 감독은 팀의 고민을 묻는 질문에 팬을 이야기했다. 그는 "딱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팬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지도자 입장에서 승점을 가져오고 싶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팬이다. 수원과의 라이벌 매치는 현장에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된다. K리그의 발전을 위해 수원과 함께 왔다. 많은 팬들이 오셔서 슈퍼매치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 감독도 "슈퍼매치가 예전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 경기가 K리그 흥행의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 팬들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 2층을 가득 채워주길 바란다. 그러면 그라운드에서 뛰는 22명 선수들이 90분 경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정도로 혼심의 힘을 다 쏟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라운드에는 또 한번 백지가 놓여졌다. 휘슬이 울리면 그 안에 아주 특별한 그림이 그려진다. 올 시즌 슈퍼매치는 과연 어떤 그림으로 남을까. 슈퍼매치는 선수, 팬 모두가 주인공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