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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1.5군으로 뜻밖에 비겼어요."
지난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때 수원이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한 뒤 중국 원정 최종전에서 1.5군을 기용했는데 2대2로 비겼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출전 기회가 없던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으면 한풀이를 하듯 미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ACL G조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된 감바가 3년 전 수원처럼 '미쳐주길' 기대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말이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ACL G조 최종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경기에서 일단 이긴 뒤 멜버른이 패하거나 비기기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수원은 어쩔 수 없이 1.5군이었다. 2선의 막강 트리오 염기훈-권창훈-산토스가 벤치 대기했다. 지난달 30일 서울과의 슈퍼매치로 인한 체력감소 후유증 때문이었다.
수원 관게자가 바랐던 1.5군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승리했지만 웃을 수 없었던 수원이다. 감바가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CL G조 최종전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신인 김건희의 멀티골을 앞세워 3대0으로 승리했다.
연이은 무승부 징크스에 시달리던 수원에겐 올 시즌 가장 통쾌한 승리였다. 그러나 같은 시간 호주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 감바 오사카의 경기에서 멜버른이 2대1로 승리하는 바람에 마지막 16강 진출의 꿈도 날아갔다.
승점 9(2승3무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수원이 밀렸다. 수원은 호주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긴 뒤 홈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서 1대1로 비긴 것에 발목을 잡혔다.
수원이 상하이 2군을 상대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것은 당연했다. 전반 6분 원톱 김건희가 페널티박스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수비수 양보유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1분 뒤 키커로 나선 김건희는 골키퍼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오른쪽 구석 골망을 깨끗하게 흔들었다.
하지만 희망을 이어가는 것도 잠시, 호주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전반 13분 멜버른이 선제골을 넣는가 싶더니 불과 3분 만에 추가골을 터뜨린 것이다.
수원은 제 아무리 골을 많이 넣고 이겨봐야 의미없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7분 민상기의 헤딩골, 9분 김건희의 추가골로 승세를 굳히면서 할 일은 다 했다.
감바의 기적만 기대할 뿐이었다. 후반 39분 감바가 추격골에 성공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이 싹텄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야속할 따름이었다.
한편 포항은 최하위로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마쳤다. 포항은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대1로 비겼다. 포항은 승점 5점(1승2무3패)에 머물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포항은 후반 20분 라자르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나갔지만 42분 우라와의 류비얀키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