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뷔전' 치른 전가을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기사입력 2016-05-11 11:28


사진제공=전가을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테크니션' 전가을(28·웨스턴 뉴욕 플래시)의 미국 무대 데뷔전 소감이었다. 전가을은 한국 여자축구 최초로 세계 최고의 리그인 미국프로여자축구리그(NWSL)에 진출했다. 아킬레스 부상으로 재활을 반복하던 전가을은 8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여칵필드에서 열린 스카이블루와의 원정경기에서 늦깎이 데뷔전을 치렀다. 4-3-3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전가을은 후반 23분 교체될때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은 2대1로 승리하며 순위를 7위로 끌어올렸다. 전가을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기대해주는 감독과 동료들을 위해서 잘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아쉬워했다.

전가을이 특히 아쉬워한 이유는 몸상태 때문이었다. 3월 리우올림픽 예선을 치르고 팀에 합류한 전가을은 아킬레스와 종아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전가을은 "계속 부상에 시달렸다. 사실 이날 데뷔전도 운동한지 일주일도 안되서 치른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늦은 회복에는 미국만의 다른 문화도 한 몫을 했다. 전가을은 "여기는 왠만하면 참고하더라. 선수들의 마인드가 강하다. 선수들을 관리하는 것도 한국이 더 세밀하게 해준다"고 했다.

아프다고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었다. 혼자서 더 열심히 마사지하고, 찜질하고 훈련 준비를 마쳤다. 악바리 근성에 동료들도 놀랐다. 전가을은 "사실 처음에는 약간 무시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시차적응도 안됐을때 '한번 봐라'하는 심정으로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랬더니 놀라더라. 그 다음부터는 가깝게 다가와 줬다"고 했다.


사진제공=전가을
미국 생활도 제법 적응이 됐다.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함께 식사도 하고, 자유시간도 같이 보낸다. 언제나 적극적인 그 답게 말도 안되는 영어로 소통에 나선다. "그래도 동료들이 잘 가르쳐준다"며 웃는다. 이제 혼자서도 잘 지낸다. 기본적인 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혼자 지내다보니 하루가 짧다며 웃었다. "운동하고, 마사지하고, 밥해먹고, 영어책 몇장 넘기다보면 금방 잠이 든다. 그래도 평생 안해본 경험 해보니까 재밌다." 언제나 긍정적인 전가을 다운 대답이다.

이제 본격적인 미국 정복길에 나선다. 7시간이 훌쩍 넘는 원정 여정도 조금씩 적응되고 있다. 다음 경기는 15일 올랜도 프라이드와의 원정경기다. 여자 축구 열기로 뜨거운 플로리다다. 전가을은 "SNS로 동영상을 보니까 정말 분위기가 뜨겁다. 기대가 된다"고 싱글벙글이다. 첫발을 뗀만큼 급하게 마음 먹지 않을 생각이다. 전가을은 "마음 편안히 몸상태 끌어올리고 꾸준히 경기감각을 찾으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준비 잘해서 꼭 골 넣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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