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결산]레스터 우승, 성적은 이름 순이 아니잖아요

기사입력 2016-05-16 06:15


ⓒAFPBBNews = News1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성적은 이름 순이 아니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15일 막을 내렸다. 단, 딱 1경기 맨유와 본머스전만이 남았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됐기 때문. 추후 다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시즌 최대 화두는 '레스터시티'다. 레스터시티는 창단 132년만에 1부리그 정상에 섰다. 레스터시티는 2014~2015시즌 14위로 간신히 강등을 면한 중소 클럽이다. 연봉 총액은 4820만파운드(약 814억원)에 불과하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연봉 770억원과 비슷하다.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흐레즈 등도 무명이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도 명장의 대열은 아니었다. 오랜 감독 경력을 자랑했지만 우승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피오렌티나를 이끌고 1995~1996시즌 코파 이탈리아에서 그리고 발렌시아를 이끌고 1998~1999년 코파델레이에서 우승한 것이 내세울만한 우승 경력이었다. 레스터시티 부임 전 그리스에서는 4경기에서 1무3패를 거둔 끝에 쫓겨나는 불운도 맛봤다. 때문에 올 시즌 시작 전 도박회사들은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을 '1/5000' 즉 0.02%라고 봤다.

라니에리 감독은 7월 레스터부임 이후 현실에 맞는 전술을 썼다. 방어와 역습 위주의 전술을 펼쳤다.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레스터시티는 끈끈한 팀으로 변모했다. 상승세도 탔다. 특히 11월 바디의 연속골 행진이 레스터시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공장 직원'출신인 바디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7,8부리그를 전전했다. 2011~2012시즌 레스터시티로 왔다. 그러던 그는 8월 29일 본머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1월 29일 맨유전까지 11경기 연속으로 골을 집어넣었다. 바디의 골폭풍에 팬들은 주목했고, 레스터시티 선수단은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바디외에도 대니얼 드링크워터나 은골로 캉테 등도 라니에리 감독이 잠재력을 끌어낸 선수들이다.

여기에 복싱데이를 잘 넘긴 것도 크다. 대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중소클럽들은 복싱데이에 가서 밑천이 드러나곤 한다.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레스터시티는 복싱데이에서 잘 버텼다. 12월 20일부터 1월3일까지 4경기 동안에 1승2무1패를 기록했다. 여기서 반석을 마련한 레스터시티는 1월 24일 스토크시티전부터 리그 최종전까지 16경기에서 11승4무1패를 거두며 우승으로 진격했다.

주위의 도움도 있었다. 전통의 강팀들이 몰락했다. 맨유는 루이스 판 할 감독이 계속 흔들렸다. 첼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조제 무리뉴 감독이 경질됐다. 맨시티도 예전만 못했다. 아스널은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토트넘이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힘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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