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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더위와 함께 순천벌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순천은 올 시즌 첫 번째 '호남 더비' 무대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전북의 우위다. 디펜딩 챔피언. 현재 FC서울에 이어 리그 2위다. 전남은 성적 부진(1승4무5패)에 노상래 감독 사퇴 논란까지 겪으며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분위기 상 약팀 전남의 반란보다는 강팀 전북의 압승이 예상되는 호남 더비다.
하지만 경기는 상대적이다. 객관적인 수치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때론 과거의 경험이 자신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남이 기대하는 것이 바로 '경험적 우위'와 '상대적 자신감'이다.
전남이 유독 강해지는 상대가 바로 전북이다. 반대로 전북은 전남만 만나면 이상하리만치 꼬였다. 지난해 개막전 이후 6승1무로 승승장구하던 전북이 처음 패배를 맛본 상대가 바로 전남이다. 12개팀이 차례로 맞붙는 11번의 매치업을 '무패'로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었지만, 전남 때문에 '1패'가 붙었다.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전북의 고전은 곧 전남의 활약이다. 지난해 K리그의 맹주 전북을 상대로 한 승리의 기억이 전남 선수들의 세포 깊숙이 새겨졌다. 상대전적이 전남의 투지를 자극한다.
전북은 올 시즌도 무패(5승4무) 행진 중이다. 지난해처럼 전남이 전북에게 첫 번째 패배를 안길지도 모를 일이다.
전남은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축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려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맹훈련 중이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전북전에는 정신적으로 무장이 돼 있는 선수들을 기용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팀 분위기를 다잡아서 우리만의 경기를 풀어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본다"고 밝혔다.
반전 효과는 약팀을 꺾을 때보다 강팀을 꺾었을 때 훨씬 크다. 그런 의미에서 전남에게 전북은 어렵지만 그만큼 도전심을 자극하는 상대다. 전남의 킬러 본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꿈틀거릴지 관심이 모아지는 매치업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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