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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월드컵이 되면 꼴볼견들이 나타난다. 우선 일부 방송국들이다. 평소에는 K리그를 무시한다. 그러다가 월드컵 때만 되면 '월드컵 방송국'을 자처하고 나선다. 두번째는 몇몇 연예인들이다. 축구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월드컵이 다가오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나온다.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이슈의 중심에 서고자 한다. 아니면 평소 축구를 사랑한다면서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하곤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연예인이라면 몇몇 선수들의 이름을 입에 올리면서 감성팔이를 한다.
주석이 영국에 온 것은 맨시티 때문이다. 맨시티는 올 시즌 '글로벌 팬'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 촬영팀을 파견해 전 세계를 돌면서 촬영을 마쳤다. 다큐멘터리의 마지막이 '맨시티 회합'이었다. 맨시티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인물들을 5월 9일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경기에 초대했다. 이날이 맨시티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한국의 대표는 주석이었다. 힙합 뮤지션이자 맨시티의 열혈한 팬으로 그만한 인물이 없었다.
주석은 절친한 형인 그룹 구피의 신동욱(38)과 함께 맨시티로 날아갔다.
그가 맨시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즈음이다. 세이카 만수르가 팀을 인수하고 난 뒤 성장가도를 타기 시작했다. "맨유나 리버풀, 아스널 등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하지만 맨시티는 달랐다"고 말한 그는 "구단주의 투자가 시작됐다. 새롭게 역사를 쓴다는 것에 반했다. 나도 그 팀과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석은 한 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다. 농구와 검도가 그랬다. 맨시티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연예인 축구팀 뿐만이 아니라 조기 축구회도 나갔다. 실력을 어느정도 끌어올린 뒤 선수 출신들로 구성된 TNT FC에도 나가기 시작했다. TNT FC는 전현직 축구인들이 만든 팀이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잠시 프로의 꿈을 접었던 선수나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대학 선수들이 주축이다. "사실 배운다는 입장이다. 선수 출신 사이에서 내 몫을 해내는 것도 버겁다. 팀에 민폐가 안되는 차원에서 죽어라 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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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팀 서울 이랜드FC
맨시티를 통해 유럽 축구에 관심을 가진 그는 또 다른 갈증을 느꼈다. 바로 '내 팀'이다. 물론 맨시티가 내 팀이기는 하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경기를 직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TV를 통해서만 본다. 현지로 가기도 하지만 시간과 재정 때문에 쉽지 않다. 국내에서 내 팀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던 중 주석의 눈에 들어온 팀이 바로 2015년 창단한 서울 이랜드FC였다.
"서울 이랜드FC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가까워서 마음이 갔다"고 말했다. 주석의 작업실은 잠실이다. 송파구에도 오래 살았다. 자전거를 타고 경기장까지 15분이면 된다. 지난 시즌 주석은 서울 이랜드FC의 홈경기를 모두 관전했다. 작업을 하다가 시간이 되면 경기장으로 갔다. "역시 국내에 내 팀이 있으니까 좋더라. 창단팀이라는 것도 매력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내 팀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정을 가지고 보면 그만의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축구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팀스포츠'라는 답이 돌아왔다. "팀이 하나가 돼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축구"라면서 "다른 종목은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 축구도 메시같은 선수도 있기는 하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 그 영향력은 덜하다. 실수도 많고 그러면서 차곡차곡 쌓아올라가는 것이 바로 축구다. 그래서 좋다"고 말했다.
바람을 물었다. 두가지가 나왔다. "일단 다음 시즌 맨시티를 기대하고 싶다. 올 시즌은 아쉬웠다. 이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오는만큼 팀이 재정비될 것이다.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진 바람은 역시 '서울 이랜드FC'였다. 그는 "지난 시즌은 4위로 챌린지를 마쳤다. 아쉬움이 있었다. 올 시즌 승격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재미있는 경기력이다. 지더라도 재미있게, 그리고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승격도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한 가지를 덧붙였다. 함께 온 신동욱이었다. 주석은 "(신)동욱이 형은 축구가 처음이다. 이번에 아주 축구의 매력에 빠졌다. K리그 경기장에도 자주 데려갈 것"이라며 축구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