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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재 K리그 득점순위를 보자. 1위는 성남 티아고다. 9골을 넣었다. 2위 아드리아노(서울)보다 2골 많다.
기량이 '일취월장'한 걸까. 우선 티아고의 '실력'을 점검해보자. 성남 김학범 감독의 평가가 아마 가장 정확할 것 같다. "스피드가 있고 슈팅력이 좋다." 티아고를 데려온 이유다.
스피드와 슈팅력, 원래 갖고 있던 장점이다. 작년에 비해 크게 좋아진 게 아니다. 김 감독도 "지난 시즌과 비슷비슷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일취월장'은 아니다.
"대부분 남미쪽 선수들이 그렇듯이 계속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다. 헤이해질 때가 있다. 그럴 기미가 있을 때마다 잡아주고 있다." '잡아준다'는 '자극을 준다'고 해석하면 된다. 김 감독식의 '싫은 소리를 한다'는 의미다.
공개적으로 그렇게 해왔다. 시즌 개막과 함께 4경기 연속 득점을 했을 때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 티아고 이야기만 하면 꼭 나온 김 감독 멘트다. "'엄한 시어머니'식 길들이기 였냐"고 물었다. "그렇지"라며 웃는다.
효과는 '만점'이다. 지난 11경기 기록을 살펴보자. 두경기 연속 무득점 경기가 없다. 공격 포인트가 없는 경기는 단 두차례다.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골 장면도 인상적이다. 14일 서울전(2대3패) 두번째 골 장면이다. 공을 낚아챈 뒤 30여m를 달렸다. 빨랐다. 수비수들이 그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왼발 슈팅이 기가막혔다. 각이 없는 상황에서 골대와 골키퍼 사이를 뚫었다. '그림 같은' 슈팅이었다. 21일 상주전에서는 슈팅이 '빨려'들어갔다. 전반 19분 코너킥이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했다. 32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터뜨렸다. 아주 '희한'하게 두 골은 골망에 닿지 않았다. 골키퍼 양동원이 뒤늦게 쳐냈다. 모두 골라인을 지난 뒤였다. 종합해보면, 꾸준히 자기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감독의 욕심은 끝을 모른다. "더 해야 한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싫은 소리', 당분간 계속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