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투혼-운 따라준 승리, 팬들께 감사"

기사입력 2016-05-29 18:17



최강희 전북 감독은 상주전 승리에도 담담함을 유지했다.

전북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상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19분부터 터진 레오나르도와 최규백, 로페즈의 연속골에 힘입어 3대2로 역전승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클래식 무패를 달리던 전북은 무패행진을 11경기(7승4무)로 늘렸다. 또 승점 25가 되면서 이날 전남과 1대1로 비긴 FC서울(승점 23)을 제치고 클래식 단독 선두가 됐다.

이날 경기서 최 감독은 지난 멜버른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 나섰던 11명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내보냈다. 전북은 후반 2분과 8분 상주에게 잇달아 실점하면서 시즌 첫 패배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반 19분 레오나르도의 오른발 중거리포에 이어 후반 23분 최규백의 동점골이 터졌고, 후반 36분 로페즈의 재치있는 역전 결승골까지 나오면서 1만6655명의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최근 스카우트의 '심판매수 의혹' 속에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던 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날의 대역전극은 적잖은 의미를 가질 만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멜버른전과 간격이 어느 정도 있어 훈련을 통해 회복이 어느 정도 됐다고 봤다. 하지만 선수들의 몸이 굉장히 무거웠다. 감독이 욕심을 부려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상대 퇴장이 없었다면 어려운 승부가 됐을 것이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0-2로 뒤지고 있었지만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쫓기듯이 경기를 하지 말고 측면 크로스로 공략을 하자 했다. 상대가 한 명이 부족하다보니 위축된 경기를 했다.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은 게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며 "홈 경기는 리드, 열세, 점수에 상관없이 공격적으로 준비를 한다. 두 골을 뒤지고 있다고 해도 빨리 만회하면 상대가 쫓기고 급해지기 마련이다. 자신감과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선두로 올라선 최 감독은 "항상 견제를 받아오고 있다. 오늘 같은 경기에선 선수들을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며 "한 시즌을 치르면서 고비가 온다. 지금은 안팎으로 힘겨운 상황이다. 우리 선수들이 항상 승부처에서 잘해줬고 라이벌팀과의 승부를 잘 치러왔다. 올해는 쉽게 선두 자리에 오르기 어려운 만큼 선두권을 더 목표로 했다. 선두권이라면 상대의 견제를 계속 감수해야 한다. 부상자가 돌아오고 분위기를 이어가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장을 찾아준 1만6655명의 팬들에 대해선 "우리 전북의 힘은 팬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골수 팬, 내가 부임하기 이전부터 팀을 응원해 준 팬들이 우리에게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가졌던 자부심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크게 실망하셨을텐데도 끝까지 큰 함성으로 응원해줘 너무나 감사드린다. 선수들도 분명히 팬들의 응원, 염원을 잘 알고 있다. 계속 노력해서 팬들의 열정과 함성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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