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분석]변화, 투지 그리고 옥에 티… 희망은 확인했다

기사입력 2016-06-06 00:17


ⓒAFPBBNews = News1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나흘 전이었다. 슈틸리케호는 1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볼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대6으로 참패했다. 아무리 상대가 스페인라고 해도 굴욕적인 대패였다. A매치에서 6실점은 1996년 12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전(2대6 패) 이후 20년 만이었다.

5일 다시 무대에 올랐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체코(한국 50위)였다. 체코는 11일 개막하는 유로 2016에서 스페인, 크로아티아, 터키와 함께 D조에 포진해 있다. 체코는 이날 유로 대회 출정식으로 슈틸리케호를 선택했다. 난적이었다.

다행히 스페인전의 악몽은 재연되지 않았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대한민국이 이날 체코 프라하 에덴아레나에서 벌어진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변화가 가져다 준 희망이었다. 한국 축구는 대패의 사슬을 끊으며 9월 막을 올리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전망도 밝게 했다.

변화의 중심은 뉴페이스

슈틸리케 감독은 예고대로 변화를 선택했다. 변화의 중심은 뉴페이스였다. 스페인전 베스트 11과 비교해 무려 7명이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띈 이름은 윤빛가람이었다. 윤빛가람(옌벤)은 2012년 9월 11일 이란전 이후 3년 9개월만에 A매치에 나섰다. 원톱에는 석현준(포르투)이 포진했고, 2선에는 윤빛가람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위치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선발에서 제외된 가운데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스페인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주세종(서울)과 정우영(충칭)이 섰다. 포백에는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기희(상하이 선화) 곽태휘(알 힐랄) 이 용(상주), 골문은 정성룡(가와사키)이 지켰다.

전반 초반 스페인전의 후유증은 있었다. 조심스러웠다. 혼을 깬 주인공이 석현준이었다. 그는 과감한 돌파와 몸싸움으로 체코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전반 초반 눈두덩이 찢어져 붕대 투혼을 발휘하며 동료들의 투지를 복돋웠다.


첫 골의 물꼬도 텄다. 석현준은 손흥민과 콤비 플레이에 이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윤빛가람이 해결사로 나섰다. 감각적인 오른발 프리킥 골로 골네트를 갈랐다. 스페인전 다비드 실바의 프리킥 골과 흡사했다. 체코의 수문장인 세계적인 수문장 체흐가 꼼짝 못하는 완벽한 슛이었다.

석현준과 윤빛가람은 전반 40분 결승골도 합작했다. 윤빛가람이 로시츠키의 볼을 가로채 석현준에게 연결했다. 석현준은 체흐를 바라보며 그대로 강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전을 벤치에서 시작한 윤빛가람과 석현준이 2골을 모두 합작했다.

투지가 돋보인 한 판

슈틸리케 감독도 미소를 잃었다. 그는 체코전을 앞두고 "스페인전 대패를 빨리 추스리고 회복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대패 후 4일만의 경기다. 프로 선수들인만큼 이런 부분에서 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축구에서는 언제나 승패가 있는 스포츠다. 충분히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체코는 유로 본선에 올라갔다. 유로 예선에서 네덜란드와 터키와 같은 강팀을 제쳤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2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며 "체코로서는 대회를 앞두고 가지는 최종 평가전이다. 최고의 팀으로 준비해서 나올 것이다. 우리도 이에 맞서서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있게 준비된 모습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전의 불만은 선수들의 자세였다. 패전에도 품격이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이 정도 밖에 안되나'라는 탄식이 가득할 정도로 무색무취의 졸전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체코의 안방에서 벌어진 혈전이었다. 정신무장은 단단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상대 수비수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가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육탄 방어로 저지했다. 곽태휘의 수비 리드와 정성룡의 선방쇼도 돋보였다.

옥에 티는 수적 우위

체코는 후반 14분 셀라시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한국이 수적 우위를 누렸다.

하지만 적극성은 부족했다. 충분히 추가골을 터트릴 수 있었지만 체코의 거친 플레이에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결국 축구는 공간 싸움이다. 공간을 열어야 볼이 연결된다. 그러나 상대의 숫자가 적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 수적 우위를 누리지 못한 것은 옥에 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종료 직전 기성용까지 투입하며 승리에 집념을 나타냈다. 그리고 휘슬이 울렸다. 한국은 이전까지 체코와 4차례 맞닥뜨려 3무1패를 기록했다. 1승이 없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1년 8월 15일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의 악몽이었다. 0대5로 대패했다. 체코에 첫 승을 거두는 새 역사를 열었다.

슈틸리케호의 첫 유럽 원정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이제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다. 쉬운 상대는 없다. 유럽 원정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스페인전 대패를 얼마만큼 빨리 추스리고 회복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대패가 일어난 지 4일 뒤에 경기를 치른다. 프로 선수들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축구에서는 언제나 승패가 있는 스포츠다. 충분히 잘 준비해서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체코는 유로 본선에 올라갔다. 유로 예선에서 네덜란드와 터키와 같은 강팀을 제쳤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2승을 거두며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내일이 체코로서는 대회를 앞두고 가지는 최종 평가전이다. 최고의 팀으로 준비해서 나올 것이다. 우리도 이에 맞서서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내일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있게 준비된 모습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 선수 변화가 있을 것인가?

20명을 데려온 이유는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체코의 강점은 어떤 부분인가

스페인전과는 다른 양상의 경기가 될 것 같다. 체코 대표팀이 스페인만큼의 기술력은 없을지 몰라도 스페인보다 피지컬적으로 강하다. 스페인전에서 대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철학대로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강하게 힘싸움에서 상대와 붙었을 때 강하게 해야 한다.

-체코 축구에 대한 평가는

198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로대회에서 독일 대표로 나섰다. 체코 슬로바키아와 경기를 했다. 제대로 기억을 한다면 1대0으로 승리했을 것이다. 조별 예선 경기였다. 그걸 통과해서 우승까지 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1960~1970년대 체코슬로바키아는 축구 강국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기자회견 종료하기 전에 보면 알겠지만 기성용이 없을 것이다.

기성용은 최근 무릎 건염으로 통증이 있다. 심각한 것은 아니다. 선수 보호 및 휴식 차원에서 재활 차원에서 호텔에 있다. 내일은 선발출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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