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SBS 스포츠배 한일전에서 한국기수들이 입상을 쓸어담은 데 이어, 해외에서도 한국기수의 승전보가 울려 퍼지고 있다.
정정희 기수는 "수습기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청경주다보니 자연스레 나에게도 출전 제안이 들어왔다"며 "세계적인 수습기수들과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만큼 주저 없이 승낙했다"고 했다. 사실 정정희 기수는 이전에도 해외경주에 참가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경마아카데미가 진행하는 수습기수 해외 전지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경마선진국 호주에서 실제 경주에 참가했다. 총 7번 출전했으며, 그중 한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초청경주는 한국과 달리 잔디주로에서 진행됐으며 경주거리는 1600m였다. 아랍말에 처음 기승해봤다는 정정희 기수는 "한국 경주마인 더러브렛과 큰 차이는 없었다"며 "다만 더러브렛에 비해 겁이 많은 지 좀 예민했으며 크기도 다소 작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경주에서 정정희 기수는 가장 늦게 출발대에 진입했지만 그 누구보다 먼저 결승선을 갈랐다. 시작과 동시에 선행에 나선 후 1600m 내내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완벽한 승리를 연출해냈다.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경쟁자들이 무섭게 위협하며 거리차를 좁혀오긴 했지만 막판에 다시 한 번 추입을 선보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정희 기수는 "한국과 달리 직선주로가 800m였는데 의외로 그점이 상당한 부담이 됐다"며 "직선주로에서는 힘껏 경주마를 추진시켜야 되는 만큼 많은 힘이 소모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우승과 관련해 정정히 기수는 "다들 뛰어난 기수였던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 만큼 우승의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현지 조교사는 물론, 국내 경마관계자들로부터도 많은 축하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경주가 끝난 이후에는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시상대에는 정정희 기수를 비롯해 아부다비 경마장장, 로마시장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우승을 축하해줬다. 정정희 기수는 "아무래도 국제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기에 트로피를 받고 사진을 찍는 순간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며 "트로피는 현재 집에 잘 보관하고 있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정정희 기수는 지난 2014년에 데뷔 해 현재까지 535번의 경주에 출전, 23회 우승, 32회 준우승을 기록 중이다. 매년 승률도 조금씩 올라 올해 6월 기준, 12.6%를 달성하고 있다. 정정희 기수는 "지금 승률이 나쁘진 않은 것 같다"며 "매년 오르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정정희 기수의 목표는 11월에 두바이에서 개최될 최종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다. '아랍말 세계 견습기수 초청경주'는 매년 10여개 이상의 국가를 돌며 진행된다. 그리고 11월이 되면 각 대회별 우승자 또는 그에 준하는 뛰어난 기량을 보인 기수들을 대상으로 아부다비에서 최종 무대가 펼쳐진다. 정정희 기수는 이번 이탈리아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자동으로 출전권을 획득하게 됐다. 그는 "최종 무대에 걸맞게 최고의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