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상주에 '복수혈전' 다짐 이유는?

기사입력 2016-06-10 08:57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선수들은 상주 상무만 생각하면 눈빛이 달라진다.

상주와의 시즌 개막전. 가시밭길의 시작이었다. 지난 3월 13일 상주 원정에 나섰던 울산은 낙승이 예상됐던 승부에서 0대2 완패를 당했다. '명가 부활'을 외치며 오프 시즌 내내 알짜배기를 수혈한 울산이 조진호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승격팀' 상주에게 덜미를 잡힌 것은 체면을 구기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패배 후유증도 상당했다. 4월까지 울산은 7경기서 단 2승(2무3패)에 그치면서 한때 강등권 언저리까지 추락했다. 5월 21일 수원전(4대2)에 이어 28일 제주 원정(2대1 승)에서도 승리하며 오랜만에 미소짓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아픈 기억을 남긴 상무와 리턴매치가 열린다. 이번에는 홈이다. 11일 오후 5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상주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3라운드를 치르는 울산의 목표는 무조건 승리다. 개막전에서 진 빚을 갚겠다는 의지로 충만하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팀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상주전을 준비했다. 같은 중위권에서 다투는 상주전에서 패하면 앞서 거둔 연승의 의미가 퇴색된다.

제주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린 이정협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정협 본인도 상주전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지난해까지 상주에 몸담았던 이정협은 개막전을 앞두고 "상주를 잡고 상주 선수들의 포상휴가를 잘라주고 싶다"고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상주와의 개막전에서는 무거운 몸놀림으로 무득점에 그친 바 있다. 누구보다 잘 아는 상주전은 제주전에서 부활의 불씨를 지핀 이정협에게 명예회복을 위한 찬스다.

상주는 '울산전 효과'를 다시금 노리는 눈치다. 개막전에서 울산을 잡으면서 생긴 신뢰는 중위권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 박기동 임상협 황일수 등 주력 자원들을 울산전에 내보낼 계획이다. 전북과의 클래식 12라운드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던 풀백 이 용이 프로연맹 상벌위원회에서 징계가 감면돼 이번 울산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전력 면에서 울산이 앞서지만 우리도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다. 개막전의 기억을 잘 떠올려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방에서 빚청산을 노리고 있는 울산과 달콤했던 승리의 추억을 떠올리는 상주의 분위기가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미소의 주인공은 어느 쪽이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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