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김학범, 맞대결 앞둔 두 노장의 지략싸움

기사입력 2016-06-10 08:57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와 성남FC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걸작'이었다.

두 팀은 지난 4월 16일 전주월드컵기장에서 맞붙었다. 전북이 로페즈의 선제골로 앞서가는 듯 했으나 성남은 조재철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전북의 레오나르도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번엔 성남 티아고가 맞받아쳤다. 일진일퇴의 승부는 후반 40분 터진 전북 김보경의 결승포에 힘입어 전북의 3대2 승리로 마무리 됐다. '절대 1강' 전북의 저력과 '시도민구단 대표' 성남의 뒷심을 실감할 수 있는 승부였다. K리그를 대표하는 두 지략가 최강희 감독(57·전북), 김학범 감독(56·성남)이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했다.

11일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를 통해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둔 두 팀의 지략대결이 흥미진진하다. 장소는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에서 '탄필드(탄천종합운동장 애칭)'로 바뀌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클래식 일정을 병행하던 전북은 지난 4일 광주 원정을 마친 뒤 모처럼 1주일 휴식기간을 가지며 힘을 비축했다. 성남은 A매치 휴식기 동안 태백 전지훈련을 하면서 전북전에 대비했다.

최 감독이 특유의 입담으로 선전포고 했다. "김 감독이 요즘 머리가 더 빠진 것 같다(웃음)." 경계심까지 풀진 않았다. 최 감독은 "성남은 집중력과 조직력이 워낙 좋은 팀이다. 임채민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수비 안정감도 생겼다. 90분 내내 집중력을 갖는 팀 스타일은 적잖은 부담"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1주일을 쉬었다. 체력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어 다행"이라며 "A매치에 나섰던 이재성이나 올림픽팀에 나섰던 최규백이 돌아왔고 임종은도 징계가 풀려 다시 나설 수 있다. 잘 준비할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김 감독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북은 누구를 내세워도 주전감이다. 경기 당일 누가 선발로 나올지 모를 정도다. 분석하기 힘든 팀이다." 그는 "임채민이 최근 경기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부상으로 1년을 쉬었다. 아직 감각을 100% 되찾진 못했다"며 "김두현이나 티아고 등 체력적 부담이 있었던 선수들이 회복한 것은 다행스런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전북이긴 해도 우리 홈 경기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승리 의지까지 숨기진 않았다.

승리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지만 속마음은 천양지차. 변화무쌍한 90분의 그라운드에서 과연 두 지도자는 어떤 묘수로 승리라는 목표를 거머쥘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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