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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등 눈앞의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른바 물위의 싸움이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는 물위의 전유물이다.
하지만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 변수로 선거 일정이 앞당겨졌다. 대한체육회는 산하 경기 단체장의 선거를 7월말까지 끝내줄 것을 요청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선거 사무를 관장하는 축구협회 사무처는 회장 선거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총회 개최 21일 전에 공고해야 한다. 이달 중으로 선거일,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 회장 선거의 모든 밑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그러나 선거인단 구성부터 암초를 만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주 축구협회가 제출한 선거인단 구성 승인 요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문체부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시도협회장 부분이다. 시도협회장과 시도 축구연합회 대표 등으로 갈린 2표를 통합 시도협회장 1명에게만 투표권을 줘야한다는 것이 문체부의 입장이다. 대신 선수, 지도자, 심판 등에게 투표권을 더 늘릴 것을 권고했다.
축구협회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당초 통합에 따른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협회장 1표, 당선되지 않은 시도협회장 혹은 시도 축구연합회 대표에게 1표를 주는 것으로 했다. 문체부 관계자가 참여한 TF(테스크포스)팀에서 이미 합의한 내용이다. 뒤늦게 문제가 되는 데 대해 좌불안석이다. 하지만 상급 기관의 결정인 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 선거인단 재조정은 불가피하다.
문체부든, 축구협회든 불만일 수 있다. 그러나 체육단체장 선거 제도 변화는 오랜 숙원이었다. 소수에 의해 회장 선거가 좌지우지 되는 탓에 늘 뒷말이 무성했다. 상처 뿐인 영광이었다. 문체부가 체육단체장 선거에 칼을 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축구협회도 회장 직속에 미래전략기획단을 신설하며 선거인단 개편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선거인단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여느 해와 달리 시끌벅적하지 않다. 정몽규 회장은 올초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축구계에 기여도가 있느냐, 없느냐는 평가받아야 한다. 더 훌륭하신 분이 나올 수도 있다. 열심히 했지만 축구계의 평가가 중요하다. 평가는 하루 아침에도 바뀔 수 있다. 또 선거인단도 바뀌고 대폭 늘어났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처음 겪는 구도라 예측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과오없이 무난하게 축구협회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항마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연임이 유력하다. 9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FIFA Council) 위원 선거도 기다리고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
그래도 첫 출발이 중요하다. 통합 축구협회장 첫 선거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초대 선거는 미래의 교과서다. 논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더 좋은 제도가 세상에 나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선거는 축제다.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관리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시일이 촉박하긴 하지만 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