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데얀 복귀 첫 멀티골, FC서울 또 3골 작렬

기사입력 2016-06-15 21:48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가 펼쳐졌다. FC서울 아드리아노(왼쪽)가 후반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광주FC의 자책골을 유도한 아드리아노가 데얀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6.15

비온 곳도, 멈춘 곳도 있었다. 수요일 밤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날씨는 동색이었다. 전국 6개 구장에서 '소나기 골'이 터졌다. 22골이 쏟아졌다. 경기장당 평균 3.67골이 터진 황홀한 밤이었다.

상암벌에선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 돌아왔다. 올 시즌 서울에 복귀한 데얀이 K리그에서 첫 멀티골을 터트렸다. 데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승점 29점(9승2무3패)을 기록한 서울은 2위를 유지했다. 선두 전북(승점 30·8승6무)과의 승점 차는 여전히 1점이다. 반면 3위권 팀들이 모두 패하며 바로 아래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3위 제주의 승점은 23점(7승2무5패)이다.

데얀은 K리그 골역사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12년 31골을 터트리며 2003년 김도훈(28골)이 세운 한 시즌 통산 최다골을 9년 만에 경신했다. 2011년(24골)에 이어 2012년, 2013년(19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최다골,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도 그의 소유물이다.

2013시즌을 끝으로 중국 슈퍼리그로 진출한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돌아왔다. 하지만 2년 전과는 또 달랐다. 서울에는 걸출한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가 있었다. 결정력에서의 으뜸은 아드리아노였다. 데얀은 조연으로 변신하며 몸을 낮췄다.

이날은 달랐다. 데얀은 전반 41분 김치우의 크로스를 잡아,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서울은 후반 10분 광주 홍준호의 자책골로 두 골차로 앞섰다. 아드리아노가 연출한 자책골이었다. 하지만 광주의 뒷심은 무서웠다. 후반 14분과 24분 이민기와 정조국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서울의 구세주는 데얀이었다. 동점을 내준지 1분 만인 후반 25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고요한의 패스를 오른발로 화답하며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데얀의 K리그 5, 6호골이 하루에 터졌다. 감회는 특별했다. 그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까진 '몰아치기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올 시즌 유독 멀티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그 한을 풀었다.


반면 아드리아노는 고개를 숙였다. 후반 37분 교체투입된 박주영이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체면을 구겼다. 아드리아노는 K리그 8호골에 머물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그는 "최근 2연속 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광주전에서도 3골 득점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광주전에서 3골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이젠 슈퍼매치 정국이다.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18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첫 판에선 서울도, 수원 삼성도 웃지 못했다. 4월 30일 수원에서 열린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선 1대1로 비겼다. 서울은 3경기 연속 3골의 흐름을 슈퍼매치에서도 이어간다는 각오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