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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가 극장쇼를 연출하며 FA컵 8강에 성공했다.
이로써 인천은 K리그 포함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 행진을 하며 상승세를 입증했다. 지난해 FA컵 준우승의 돌풍을 몰고 왔던 인천은 FA컵에서 기분좋은 기록도 이어갔다. 2013년부터 FA컵 홈경기 6연승을 기록한 것.
반면 대전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인천과의 4경기 모두 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인천 징크스에 시달렸다.
인천 김도훈 감독은 베스트11에 큰 변화를 줬다. 오는 주말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체력 안배도 있지만 상대 외국인 선수가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기동력으로 먼저 흔들어 놓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K리그 챌린지 대전은 주포 김동찬을 비롯해 완델손, 구스타보, 장클로드, 실바 등 외국인 선수를 풀가동해 필승 의지를 보였다.
인천 김 감독의 의도가 먼저 통했다. 초반부터 수비형 스리백이 아닌 공격형 스리백으로 공격 숫자를 늘려 양쪽 측면을 활용한 스피드 공략으로 대전을 압박했다.
하지만 대전의 거센 저항으로 문전까지 그림을 만들어가지 못했다. 인천은 운도 잘 따르지 않는 듯 했다. 전반 18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23분 박종진이 상대 수비맞고 흘러나온 공에 오른발을 강하게 내질렀지만 대전 골키퍼 박주원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연신 두들기던 문은 27분에 마침내 열렸다. 김대경이 왼쪽 코너킥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노마크로 위치 선정을 절묘하게 한 김대중이 침착하게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클래식에 몸담았던 대전도 곱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들어 대전이 거센 반격에 나서면서 인천이 수세에 몰렸다. 대전은 후반 11분 김동찬과 구스타보를 빼는 대신 서동현과 진대성을 투입해 창끝을 더 갈았다. 그러자 인천도 14분 박종진 대신 케빈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연스럽게 불꽃이 더 거세졌다.
하지만 인천은 24분 교과서같은 추가골을 터뜨리며 상대 추격의지에 쐐기를 박았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진성욱이 뒷공간을 겨냥한 박세직의 패스를 받은 뒤 무방비 상태에서 반대쪽 케빈을 보고 여유있게 크로스를 올렸다. 케빈은 다이빙 방아찍기 헤딩으로 골망 오른쪽을 보기좋게 흔들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일어났다. 28분 대전 서동현의 추격골에 쫓긴 가운데 42분 케빈이 거친 파울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수적 열세에 몰린 것. 결국 인천은 상대의 파상 공세에 고전하다가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완델손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눈물 속에 연장을 맞았다.
한데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하는 신의 한수가 나왔다. 김도훈 인천 감독이 연장 전반 8분 진성욱 대신 벨코스키를 투입했다. 벨코스키를 뛰어들자마자 문전 압박을 가하더니 백패스를 받아 킥을 하려던 대전 골키퍼 박주원의 공을 절묘하게 가로채기 했다. 허를 찔린 대전은 문전이 텅 비었고 김도혁은 벨코스키의 패스를 받아 여유있게 골망을 흔들며 극장쇼를 완성했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