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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골의 사나이' 조기 가동해볼까.
송시우는 올 시즌 '극장골의 사나이'로 유명세를 탔다. 후반에 팀이 위기에 몰렸을 때마다 조커로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 짜릿한 골을 터뜨렸다.
경기 막판 '시우타임'이란 신조어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 총 14경기 모두 교체 선수로 뛴 그는 4골을 기록했는데 모두 극장골이었다.
4월 13일 전북전 후반 45분 짜릿한 1대1 동점골을 터뜨리며 4연패의 늪에서 팀을 구했고, 이어진 16일 수원전(1대1 무)에서는 추가시간 4분 2경기 연속 극장쇼를 연출했다.
공교롭게도 극장골 상대가 전북, 수원, 제주 등 모두 전통의 기업구단이다. 이번에 또다른 기업구단 울산을 겨냥한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송시우의 첫 선발 투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KEB 하나은행 FA컵 8강전 울산과의 경기서 지난해의 신화를 재현하고 싶어서다.
인천은 2015년 열악한 환경을 딛고 FA컵 결승까지 진출해 '헝그리 신화'를 불러일으켰다. 송시우의 비중이 높아질 여건이 무르익었다. 팀내 득점원 케빈이 대전과의 16강전에서 퇴장당하는 바람에 출전할 수 없다. 케빈은 4골-6도움을 기록한 핵심자원이다. 최근 김 감독이 케빈-벨코스키 투톱을 중심으로 스리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라 케빈의 부재는 커다란 손실이다.
벨코스키는 K리그 클래식 광주와의 19라운드에서 후반에 교체 아웃돼 체력을 비축한 상태. 그의 짝을 제대로 조합하면 케빈의 부재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여기서 유력한 카드로 떠오른 이가 송시우다. 송시우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FC서울전(17일)에 출전할 수 없어 이번 FA컵 8강전에 올인할 수 있다.
송시우는 지난 9일 광주전 후반 37분 쓸데없는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가 김 감독에게 혼쭐이 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요한 서울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미안함을 이번 울산전에서 갚아야 한다.
송시우에 대한 김 감독의 신임도 두텁다. 그동안 송시우의 턱걸이 실력도 많이 늘어서 조기에 투입돼도 별 무리는 없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김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또다른 공격수 진성욱과 박종진의 몸상태도 좋아졌다. 김 감독은 둘 중 한 명을 선발 투입한 뒤 원래대로 송시우을 조커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심중이다.
송시우가 '극장골 사나이' 명성을 이어갈지, 조기에 '극장 승리'의 발판을 놓을지…. 인천팬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송시우의 발끝에 모아지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