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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달력이 2016년으로 넘어갔다. 동료들이 축구화를 신을 때 오반석은 환자복을 입었다. 스포츠 탈장. 지난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던 불청객이었다. "계속 통증이 있었다. 하지만 리그 치르는 중이라 참고 뛰었다. 더 미룰 수 없을 것 같아 수술을 결정했다."
오반석은 지긋지긋한 통증과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동계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오반석은 "회복에 3~4개월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훈련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제주 선수단은 1월 중국 광저우로 동계훈련을 갔다. 오반석은 홀로 남았다. "몸도 몸이지만 솔직히 마음이 더 힘들었다."
5월부터는 오반석의 시간이었다. 제주는 '캡틴' 오반석이 출전했던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두며 승점 풍작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련이 오반석을 기다렸다.
오반석은 지난달 15일 상주전을 앞두고 다시 부상을 했다. 왼쪽 내측인대가 손상됐다. "왜 이런 시련이 계속되나 싶었다."
캡틴이 쓰러지자 제주가 흔들렸다. 잘 나가던 제주는 오반석 이탈 후 6경기에서 1승1무4패로 고전했다.
다행히 공백이 길지 않았다. 오반석은 20일 성남전을 통해 복귀했다. 오반석이 일어서자 제주도 고개를 들었다. 오반석 복귀 후 치른 2경기에서 1승1무다. 특히 24일 서울전에서는 3대2로 짜릿한 역전극을 썼다. 오반석은 "내가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잘 해준 덕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유난히 힘들었던 오반석의 2016년. 아픈 만큼 성장했다. 오반석은 "경기장 밖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 자신을 되돌아봤다"며 "어려운 시간 이겨냈으니 이제 좋은 일이 찾아오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오반석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