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축구]피지는 류승우, 독일은 손흥민이 잡는다

기사입력 2016-08-06 06:07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손흥민(7번)이 경기를 마친 뒤 류승우를 안아주고 있다. /2016.8.4/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피지와의 조별리그 1차전은 류승우(23·레버쿠젠)로 시작해 류승우로 끝났다.

그는 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올림픽 본선 사상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팀의 8대0 대승을 이끌었다. 선제골과 피날레 골을 장식한 그는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세계 대회 사상 최초 남자 해트트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골 뿐이 아니었다. 두 차례나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도움도 1개 기록했다. 공간 침투, 볼 키핑, 드리블, 패스 등 빠지는 것이 없었다.

류승우의 만점 활약을 앞세운 신태용호는 상큼하게 첫 발을 뗐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 8강 진출을 향한 진검승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2차전 상대는 독일이다. 신태용호는 월요일 새벽인 8일 오전 4시 브라질의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독일과 격돌한다.

신태용 감독은 대회 전부터 8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독일전을 꼽았다. 그림을 그린 그대로다. 한국은 독일을 꺾으면 2연승으로 조기에 8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손흥민 타임'이다. 손흥민(24·토트넘)이 '전차군단' 독일을 잡는 데 선봉에 선다. 독일과 손흥민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2008년 서울 동북고를 중퇴하고 독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유소년팀을 거쳐 2010년에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2013년에는 레버쿠젠에 둥지를 틀었다. 분데스리가에서 그의 이름값은 대단했다. '제2의 차붐'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또 다른 선택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 입성했다. 그의 위상은 몸값이 이야기해 줬다. 토트넘은 손흥민 영입에 2200만파운드를 투자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400억원이었다. 역대 아시아선수 최다 이적료이자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빅3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2015~2016시즌 EPL 여름이적시장 9위의 이적료였다.

손흥민은 브라질에서 다시 독일을 상대한다. 피지전에서 예열은 마쳤다. 골도 터트렸다. 후반 24분 교체투입된 그는 3분 뒤 페널티킥으로 골 폭풍에 일조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독일 올림픽대표팀에 포진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구면'이다. 율리안 브란트와 라스 벤더는 레버쿠젠에서 한솥밥을 먹은 옛 동료다.

손흥민도 기대가 크다. 그는 "몸 상태는 생각한 것보다 더 좋다. 몸이 가볍고 독일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나를 포함한 경기를 뛴 선수들이 더 끌어오려 독일전에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독일에서 성공시대를 활짝 연 만큼 자신감도 넘친다. 그는 "독일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다 분데스리가에 뛰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도 좋은 선수 많다. 우리 모두 하는 대로 겁없이 한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거기도 좋은 팀이지만 올림픽을 처음 경험하기에 우리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무서워 해야 할 것은 없다. 상대가 독일이지만 우리도 대한민국 선수들이다. 축구는 11명이 하고 두 발로 한다. 겁낼 것이 없다. 미팅을 통해 이야기하겠지만, 나도 독일 특징을 알고 잘 준비할 것이다. 독일은 전술적으로 상당히 좋은 팀이다. 그래도 우리가 더 많이 뛰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버쿠젠 후배 류승우가 피지전을 해결했다면, 독일전은 손흥민의 몫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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