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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22·동아대)을 가까이서 보면 두번 놀란다. 첫째는 모델 같은 몸 때문이다. 그의 신체조건은 1m83-58㎏. 성인남자 치고는 너무 말랐다. 그의 키는 고교 시절부터 쑥쑥 자랐다. 그는 "고교 시절 매년 7㎝씩 자랐다"고 했다. 그의 큰 키는 축복이다. 54㎏에서 체급을 올렸지만 그는 여전히 높이에서의 우위를 누린다. 게다가 다리까지 길다. 두번째는 공격적 스타일이다. 김태훈은 시종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깡마른 체격이지만 워낙 체력이 좋아 시작부터 쉴새없이 공격을 퍼붓는다. 전자호구의 도입과 공격적인 스타일을 표방하는 최근 태권도의 흐름과 딱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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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부활전도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한쁘랍이 결승에 진출하며 극적인 기회가 주어졌다.
두번 실수는 없었다. 김태훈은 패자부활전에서 사프완 칼릴(호주)을 제압한데 이어, 동메달결정전에서 나바로 발데스(멕시코)마저 꺾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태훈은 "16강에서 패한 뒤 실망 많이 했다. 주위에서 지금 슬퍼하지 말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보답하고 싶었다. 정신차리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동메달도 기분 좋다"고 했다.
스물두살 청년 김태훈에게 동메달은 실패가 아닌 출발 신호다. 실수를 딛고 다시 일어서 거머쥔 동메달이 그에게 더 큰 미래를 선사할 것이다. 4년 후 더 크게 웃을 김태훈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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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