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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까지 수원FC는 대단히 매력적인 팀이었다.
그런 수원FC가 비로소 수원FC다워졌다. 많이 먹지만, 많이 넣고, 많이 뛰고 있다. 공격력이 불을 뿜으며 경기도 재밌어졌다. 무엇보다 '팀'으로 빛나고 있다. 사실 수원FC는 시즌 중반까지 내부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새롭게 가세한 '영입파'와 이전까지 수원FC를 지킨 '기존파' 사이에 알력이 있었다. 표면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골이 제법 깊었다. 조덕제 감독도 인정했다. 그는 "전반기엔 작년에 뛰었던 기존 선수와 새로 영입한 선수들 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아 팀 분위기가 약간 와해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여름이적시장 동안 이창근 김철호 권용현 서동현 등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힘쓰는 동안, 조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원팀'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를 읽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 작년에 뛰었던 선수들과 전반기에 합류한 선수들,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선수들 모두가 팀에 잘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시작은 권용현이었다. 제주에서 임대로 복귀한 그는 특유의 기동력으로 원래 수원FC만의 색깔을 다시 가져왔다. 권용현이 측면에서 흔들어주자 수원FC가 자랑하던 플레이가 살아났다. 김병오 이승현 등 원 주전 선수들과 경쟁 체제를 구축하며 팀에 긴장감을 더했다. 권용현이 맹활약을 펼치는 사이 김부관 김한원 등 베테랑들도 '다시 챌린지로 강등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 속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비주전 상관없이 제 몫을 해주던 예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조 감독은 "김부관은 김병오, 이승현 등 새로운 선수에 밀려 그동안 주로 교체 선수로 나왔다. 김부관이 기회를 잡으면 언젠가는 폭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최근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는 탈꼴찌였다. 수원FC는 27일 열린 인천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6월 15일 이후 약 2개월 10일 만에 꼴찌에서 벗어났다. 수원FC는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속 '팀'으로 다시 뭉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조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힘든 날이 많았다. 앞으로 이 상승세를 이어가 어떻게든 클래식 무대에 살아남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수원FC라면 가능해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