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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느끼는 수밖에 없죠."
울산이 성남에 0-1로 끌려가던 후반 25분, 윤 감독은 이정협을 호출했다. 피말리는 스플릿 싸움에서 패배는 곧 '절벽'을 의미한다.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라운드를 밟은 이정협은 분주히 뛰어 다니면서 찬스를 잡기 위해 애썼다. 후반 33분 셀리오의 헤딩골에 힘입어 울산은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찬스는 이정협의 발밑을 외면했다.
3분이 주어진 추가시간, 모두가 시계를 쳐다보던 후반 47분 이정협이 날아올랐다. 코바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를 문전 정면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7월 20일 인천전 이후 7경기, 두 달 만에 깨진 침묵이다. 득점 직후 이정협은 두 팔을 펼쳐 보이며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를 향해 달려갔고, 1만2012명의 관중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초조하게 벤치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던 윤 감독도 그제서야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윤 감독은 "'지고 있으니 상대 문전 앞에서 더 많이 싸워달라'고 (이정협에게) 주문했다. 동점골에도 도움을 줬고, 후반 막판 크로스 상황에서 좋은 타이밍으로 문전에 달려들어 골까지 터뜨렸다"고 제자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슈틸리케호 황태자'라는 타이틀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성남전에서 희망을 쏘아올린 이정협의 활약은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