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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K리그 클래식의 '스플릿 전쟁'. 서서히 끝이 보인다.
이제 남은 그룹A행 티켓은 단 3장 뿐. 사정권에 두고 있는 제주(승점 43·4위)와 전남(승점 42·5위), 상주(승점 41·48득점·6위), 성남(승점 41·45득점·7위), 광주(승점 41·36득점·8위)가 운명을 걸고 32라운드에 출격한다. 9위 수원 삼성(승점 36)은 '1%의 기적'만을 바라고 있다.
제주-전남의 동상이몽, 기적 바라는 수원
전남은 같은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일전을 치른다. 한 달 전 그룹B행이 유력해 보였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5경기 무패(3승2무)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전남은 수원FC전에서 승리하고 상주, 성남, 광주 중 2팀이 패할 경우 그룹A행 티켓을 확정지을 수 있다. 지난 세 시즌 간 그룹B에 머물렀던 터라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함이 크다.
이들보다 하루 앞선 2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인천과 맞붙는 수원 삼성은 승리 외에는 답이 없다. 자력 진출은 이미 물건너갔다. 전남, 상주, 성남, 광주가 져줘야 한다. 이 4팀 중 2팀이 승점 2점 이상(전남은 1점)을 확보하는 순간 그룹A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한때 한국 프로축구를 넘어 아시아 대표 구단으로 불렸지만 연봉거품과 재정축소 속에 몰락한 수원의 서글픈 현실이다.
독기 품은 성남과 광주
승점차 없이 늘어선 상주, 성남, 광주는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 무조건 승리를 외치면서도 경쟁자들의 발걸음을 살펴야 하는 터다. 상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부터 도입하기로 한 다득점 우선제(승점이 같을 경우 총득점이 더 많은 팀이 상위)의 덕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승점을 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세 팀 모두 '오직 승리'를 외치는 이유다.
7위 성남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절대 1강' 전북과 맞닥뜨린다. 앞선 울산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처졌다. 벼랑 끝이다. 김학범 감독 경질 후 지휘봉을 잡은 구상범 감독대행 체제가 완벽하게 녹아들지 않았기에 불안감도 크다. 지난 두 차례 맞대결서 1무1패에 그쳤던 전북과의 맞대결이 적잖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28일 FC서울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을 앞둔 전북이 체력비축을 위해 약한 스쿼드로 나서기를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요행 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눈에 '독기'를 품었다.
같은날 포항 스틸야드로 원정을 떠나는 광주의 표정은 결연하다. 지난해 '강등 1순위'라는 평가를 뒤집고 잔류의 '이변'을 썼던 광주는 사상 첫 그룹A행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전남전 완패 뒤 가진 수원 삼성전에서 뒤지던 승부를 무승부로 마무리 하는 등 집중력도 높다. 인천전 패배로 그룹B행이 사실상 확정된 포항은 성난 홈팬들의 야유에 고개를 숙였다. 뭔가 보여줘야 할 처지지만 바닥을 치고 있는 분위기가 안타까운 상황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