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와 세리머니' 존조 셸비 #이것이 바로 개념선수의 길

기사입력 2016-10-04 15:32


사진캡처=뉴캐슬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NUFC 트위터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챔피언십 10라운드, 뉴캐슬과 노리치시티전, 후반 인저리타임 3-3 상황에서 믿을 수 없이 짜릿한 '버저비터' 결승골이 터졌다. 요안 구프랑이 동점골을 터뜨린 지 불과 1분만에 터진 역전골이었다. 종료 휘슬 직전 기적같은 역전골이 작렬하는 순간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인간탑 세리머니를 펼쳤다. 4대3, 인저리타임에 2골이 터져 90분 내내 지던 경기를 뒤집은, 그야말로 소름 돋는 승리였다.

경기장 한켠에서 뉴캐슬의 볼보이 조슈아 폴린 역시 깡총깡총 뛰어오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리머니를 위해 동료들 쪽으로 달려가던 존조 셸비가 뛸듯이 기뻐하는 '볼보이' 폴린을 발견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소년을 번쩍 들어올렸다. 짜릿한 대역전극 순간의 기쁨을 '볼보이'와 함께 나눴다. 이 장면은 이날 기적같은 경기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으로 팬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됐다.

1992년생 존조 셸비는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의 동료로 함께 뛰며,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미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셸비는 폴린이 다니는 크램링턴의 샨클리초등학교를 깜짝 방문했다. 골 세리머니 순간이 담긴 사진액자에 직접 사인을 해 폴린에게 선물했다. 전교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원포인트 레슨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눴다.

셜비는 "이런 경기는 결코 자주 볼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정말 거짓말같은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조슈아가 활짝 웃으면서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순간 우리의 골 세리머니에 이 아이도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폴린을 번쩍 들어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나중에 사진을 보고 이 사진을 아이에게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액자를 만들어 학교를 찾아갔다. 하루에 1시간이면 족한 일이고, 그러니 그리 큰일도 아니다. 축구선수로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며 웃었다. "선수는 늘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큰 길이 될 수 있다. 폴린과 그의 가족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보이' 조슈아 폴린 역시 셜비의 깜짝방문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셜비가 내게 다가와 나를 번쩍 들어올리는 순간 달나라로 날아오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팀이 골을 넣는 순간 너무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고, 그 다음 일어난 일들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어쨌든 너무너무 좋았다. 볼보이로 나간 첫날이었는데 그가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어쩔 줄 모르겠더라"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학교에서 셜비를 다시 만나게 돼 정말 행복하다. 당연히 지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셜비!'"라며 활짝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