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감독 "트레이드? 단기적 처방 없다는 뜻"

최종수정 2016-10-20 20:21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당연히 트레이드한다는 의미가 아니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2)이 허탈하게 웃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했다. 15일 현대캐피탈전 0대3 패배에 이은 리그 2연패. 지난 시즌까지 OK저축은행의 중앙을 책임지던 센터 김규민을 트레이드한 뒤 낮아진 블로킹 높이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불거졌다. 이제 막 시즌 개막한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언급했다는 것. 더욱이 김규민을 리베로 이강주와 트레이드한 터라 비판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김 감독은 "당연히 트레이드를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만약 그런 뜻이라면 우리 선수들은 뭐가 되겠나"라고 했다. 이어 "당시 '현 시점에서 블로킹 높이 문제 해결방법이 없나'라는 질문이 있었기에 현실적으로 단기적 처방은 없다는 의미로 언급했던 것"이라며 "블로킹 문제는 그만큼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렇다면 블로킹 문제를 해소할 방은 어떤 게 있겠나.' 김 감독은 "사실 높이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블로킹 잡는 것은 전적으로 감각이다. 현재 선수들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며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경기 중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블로킹 포인트를 잡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의 초반 2연패. 비단 블로킹 높이 문제만은 아니었다. 범실도 쏟아졌다. 두 경기에서만 무려 55개의 범실을 했다. 그 중 외국인선수 레프트 마르코(몬테네그로)가 25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김 감독은 "송희채를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라면서도 "그러나 마르코는 상태의 문제가 아니다.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카드전을 치른 뒤 마르코와 이야기를 했다. 선수도 받아들이는 부분"이라며 "선수로서 코트에서 팬들에게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부분은 이해하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멘탈적인 요소도 시간을 갖고 조절해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먹구름이 짙게 낀 OK저축은행의 초반 행보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봤다고 한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 팀의 최대 강점은 한 번 분위기를 탔을 때 기세가 무섭다는 점"이라며 "우리카드와의 3세트에서 듀스를 거듭하는 접전을 했다. 이미 졌다고 포기할 수 도 있었지만 끝까지 하려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송명근 박원빈 강영준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며 몸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아직 제 컨디션은 아니지만 이들의 합류는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난 모든 선수들은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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