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울산, 윤정환 감독과 결별… 유상철 유력

기사입력 2016-10-27 11:00



윤정환 감독이 결국 울산 현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리그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27일 "울산이 윤 감독과의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지난 2014년 12월 울산 취임 당시 2년 계약에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담은 조건에 서명한 바 있다. 그리고 "26일 수원 삼성과의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1대3으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재계약 가능성은 물건너 갔다. 리그 3위 이내에 포함되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냈을 시 재계약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윤 감독도 팀을 떠나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27일 오전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구단 수뇌부와 만나 사퇴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힘겨운 도전이었다. 일본 J리그 사간도스를 이끌었던 윤 감독은 취임 당시 2부리그 중하위권이었던 팀을 1부리그 상위권까지 끌어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으로 '오니(鬼·귀신을 뜻하는 일본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만년 우승후보'로 불리는 울산의 성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J리그와 다른 K리그의 환경 속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엔 한때 강등권 언저리까지 추락했다가 스플릿 그룹B에서 시즌을 마무리 하기도 했다. 당시 울산 구단 측은 감독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린 바 있으나 전임 조민국 감독(현 청주대)을 취임 1년 만에 경질했다는 부담감 속에 윤 감독 유임을 결정했다. 올 시즌 윤 감독이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지만 '리그 3위 이내 진입으로 ACL 출전권 확보 또는 FA컵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재계약 가능성도 멀어졌다.

울산을 떠나는 윤 감독의 차기 행선지는 '미정'이다. 일본과 중국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윤 감독의 일본 현지 에이전트가 J리그 팀들과 접촉해왔고, 그 중 세레소 오사카가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하지만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소속 베이징 쿵구가 연봉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제시하면서 방향이 틀어진 상황이다. 현재 베이징 쿵구가 윤 감독 영입전에 가장 앞선 팀으로 꼽힌다. 윤 감독 측은 일본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나 조건만 맞는다면 중국행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변수가 남아있지만 윤 감독의 후임으로는 유상철 울산대 감독이 유력하다. 유 감독은 울산이 배출한 '프렌차이즈 스타'다. 1994년 울산에서 프로에 입문한 뒤 국가대표로 발돋움 했다. 요코하마 F.마리노스(1999~2000년, 2003~2004년), 가시와 레이솔(2001~2002년) 등 잠시 해외 무대를 밟은 시절을 제외하면 울산에서만 K리그 통산 142경기(37골)에서 뛰었다. 2006년 울산에서 은퇴 뒤 춘천기계공고(2009~2011년), 대전(2011~2012년)을 거쳐 2014년부터 울산대 감독을 맡고 있다. 프로 생활 대부분을 울산에서 보내며 구단의 특성과 지향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로 꼽힌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벨기에전 동점골,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등 스타성도 풍부해 흥행에 고민하는 울산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