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쓴 이기형 감독대행 "헌신과 응원이 만든 결과"

기사입력 2016-11-05 17:39



"선수들의 헌신과 팬들의 응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기형 인천 감독대행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인천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후반 30분 터진 김용환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승점 45점이 된 인천은 같은 시각 포항에 0대1로 패한 성남(승점 43)을 제치고 10위로 뛰어올랐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1위에서 벗어나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 감독은 "중요한 경기고 부담되는 경기였다. 준비한대로 플레이 잘했다. 마지막 결정 부분에서 아쉬워서 쫓겼다. 후반에 집중하고 하고자 하는 것을 잘하면 골로 연결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줬다"고 했다.

이날 인천은 빠른 선수들을 전방에 배치했다. 이 감독은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온다고 생각해서 측면에 빠른 선수 넣어서 단순하게 하면 찬스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 부분이 주효했다. 선수들에게 '여기서 수비 축구하려고 있는 것 아니다. 뒤에 선수들 믿고 더 적극적으로 압박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헌신적으로 이행해서 좋은 결과 나왔다"고 했다. 이날 깜짝 선발 출전한 신예 이태희 골키퍼는 맹할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도, 골키퍼도 준비가 되어 있는 선수, 경기 나서는 간절함 있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 한다고 생각했는데 잘 막아줬다. 어린 선수가 이런 경기에서 잘해주는게 쉽지 않은데 뒤에서 참고 인내하면서 준비해준 결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구원 투수로 등장한 이 감독은 최상의 결과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2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선수들과 나 사이에 많은 부분을 알게됐다. 함께 대화하면서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받아들여준 것이 하고자 했던 것이 마음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거취에 대해서는 "위기 상황에 맡았을때 강등 면하면 구단에서 좋은 논의 있을 것이라 해주셨다"고 했다.

이날 인천팬들은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 잔류가 확정된 후에는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유럽 못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관중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유럽 생각 났다. 관중들이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행동이다. 기분이 좋았다"며 "인천이 다른 시민구단과 다르게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그 기운을 받아서 이전 경기들 모두 포기 않고 이기기 위해서 쥐 나도 몸던져서 싸워준 것은 서포터스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맡고 났을때 첫 경기였던 서울전에서 끈끈함 보여주면서 1대0으로 이겼다. 이 경기가 터닝포인트 됐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생겨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올해 잘해왔던 부분은 더 보강할 것이다. 4-1-4-1, 5-3-2를 썼는데 우리 선수들이 가장 즐겁게 재밌게 축구할 수 있는 전술을 고민해서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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