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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기분이요? 실감이 나지 않아요."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마지막 승부. 중요한 순간 '베테랑' 박주영이 있었다. 전반 36분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호시탐탐 상대 골문을 노렸다. 그리고 딱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8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박주영은 "반드시 골을 넣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K리그 시작하면서 전북에 연달아 졌다. 한 팀에 계속 패하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전북만큼은 꼭 잡고 싶었다. 이렇게 큰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주영은 "오른쪽에서 뛰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어려웠다. 수비하는 법도 생소했다. 그러나 하나씩 하고 싶었다. 수비든 공격이든 조금씩 하다 보니 적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어린 선수도 아니다. 이제는 꼭 공격수로만 뛰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베테랑다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희생하며 인내한 박주영은 이날 승리로 생애 첫 프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 '다치치 않는 것'이라고 했다. 우승이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달성하고 나니 얼떨떨하다. 지금 이 기분을 만끽해보려 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