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기자, 우리 애들 잘했잖아? 잘한거 맞지?"
수원FC는 곧바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수원 삼성과의 수원더비로 K리그에 진정한 더비 시대를 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지만 수원FC는 물러서지 않는 경기로 매경기 명승부를 연출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5대4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양 팀 구단주의 SNS 설전으로 시작된 성남과의 깃발더비도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물러서지 않는 축구가 빛났다. 약팀이 강팀들을 상대하는 방식은 뻔하다. 수비를 강하게 한 뒤 역습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수원FC는 클래식에서도 챌린지부터 지켜온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점이 많았지만 매 경기 재밌는 축구를 펼쳤다. 올 시즌 내내 최하위 머물렀지만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버스 가로막기 한번 없었다. 수원FC는 무기력하게 물러섰던 기존의 꼴찌들과 달랐다. 지난 시즌 최하위 대전의 승점은 불과 19점이었다. 수원FC는 클래식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마지막까지 강등전쟁을 뜨겁게 했다.
수원FC는 시즌 개막 전 '119'라는 목표를 세웠다. 11승과 9위로 잔류하겠다는 뜻이었다. 수원FC의 올 시즌 성적은 10승9무19패. 목표에 단 1승이 부족했다. 이 1승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수원FC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색깔도 버리지 않았다. 그랬기에 더 강렬했던 1년이었다. 잔류에는 실패했지만, 수원FC의 도전은 실패가 아니다. 그들은 '최고의' 꼴찌였다. 조 감독이 전화로 한 질문에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다. "예, 수원FC 참 잘했습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