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영익 신임 대전감독 "목표는 어게인 2003"

기사입력 2016-11-13 22:26



"대전의 축구시계를 2003년으로 돌려놓고 싶어요."

이영익 신임 대전 감독은 소감을 묻는 말에 '2003년'을 제일 먼저 꺼냈다. 2003년은 대전의 황금기였다.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제압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의 성지' 대전은 이듬해인 2013년 K리그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신바람 축구로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팬들도 화답했다. K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1만9000여명의 팬들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팀과 팬이 하나가 되면서 대전은 '축구특별시'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새로 대전 지휘봉을 잡게된 이 감독은 그 당시 수석코치였다. 그는 "대전은 물론, 내 축구인생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절이었다. 정말 많은 관중이 찾았고, 분위기도 대단했다. 그런 기억이 있기에 다시 한번 팬들을 모으고 싶다. 분명 대전은 축구인기를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도시"라고 했다.

대전은 다음 시즌 창단 20주년을 맞이한다. 최문식 감독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감독직을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이 감독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이 감독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98년 울산현대미포조선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전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이후 서울 18세 이하 유스팀 감독, 상주 수석코치를 거쳐 지난해에는 경남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대전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리고 가장 좋았을 때의 대전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감독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석코치를 오래하며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대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대전의 문제로 '경험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경남에서 본 대전 축구는 나쁘지 않았다. 최 전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다. 하지만 선수단이 너무 어리다. 잘할때는 잘하지만, 무너질때 급격히 무너지더라.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단했다. 아직 선수단 구성이 완전히 파악이 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는 이 감독은 "구단과 잘 상의해 최상의 전력을 꾸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었다. 그는 "창단 20주년이라는 중요한 시기인만큼 반드시 우승해 승격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다시 한번 '2003년'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흔히 '바르셀로나 축구를 하고 싶다', '점유율 축구를 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나는 그런 거창한 말보다 2003년에 보여준 흥이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팬들이 집으로 돌아갈때 지든 이기든 '재미 있었다'는 생각이 들도록, 그래서 다시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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