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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가 큰 파도를 넘었다.
한국은 초반부터 우즈벡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5분 남태희의 코너킥을 장현수가 발리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맞고 나왔다. 2분 뒤에는 손흥민이 왼쪽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슈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8분에는 남태희가 중거리포를 날렸다. 웅크리고 있던 우즈벡은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16분 아흐메도프가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다행히 살짝 빗나갔다. 한국은 기성용을 중심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우즈벡의 수비 조직력은 단단했다.
불안불안하게 이어오던 한국 수비는 실수 하나로 무너졌다. 24분 김기희가 시도한 헤딩 백패스가 약했다. 김승규가 뛰어나오며 걷어냈지만 멀리가지 않았다. 비크마에프가 이 볼을 잡아 빈 골문에 넣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공세에 나섰지만 세밀하지 못했다. 32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며 슈팅했지만 약했다.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은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8분과 21분 지동원 이정협을 빼고 이재성(24) 김신욱(28·이상 전북 현대)을 내보내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곧이어 동점골이 터졌다. 상대 수비진의 시선이 김신욱에 몰린 후반 22분 박주호가 우즈벡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내 왼쪽으로 돌파하다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 쇄도하던 남태희가 헤딩골로 마무리 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우즈벡은 선제골을 내준 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고 슈틸리케호는 공세를 강화하면서 역전골을 노렸다. 하지만 우즈벡은 게인리히 등을 앞세운 역습으로 한국 진영을 위협하는 등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7분 박주호 대신 홍 철(26·수원 삼성)을 내보내면서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자철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0분 홍 철이 센터서클 왼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길게 연결한 패스를 김신욱이 아크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연결했고, 구자철이 상대 수비 틈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잡은 기회를 왼발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기어이 역전을 일궈내며 상암벌을 들썩이게 했다.
슈틸리케호는 당황한 우즈벡을 계속 몰아붙인 끝에 결국 1골차 역전승으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러시아로 가는 길'이 다시 활짝 트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