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고군분투' 손흥민, 슈퍼스타의 힘

기사입력 2016-11-15 22:08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펼쳤다. 한국 손흥민이 우즈벡 수비수를 제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1.15

고군분투. 우즈베키스탄전 손흥민(24·토트넘)의 플레이가 딱 그랬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15일 우즈벡전. 관심은 단연 손흥민에게 모아졌다. 탄탄한 우즈벡의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활약이 필요했다. A대표팀은 손흥민의 활약에 따라 춤을 췄다.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친 중국전과 골을 터뜨린 카타르전에서는 모두 3대2 승리를 거뒀지만, 그가 빠진 시리아전(0대0 무)과 침묵한 이란전(0대1 패)에서는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손흥민도 어느때보다 각오에 찬 모습이었다. 그는 "우즈벡전의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고 했다. 관건은 몸상태였다. 손흥민은 지난달 6일 카타르전에서 다친 오른발목의 부상 여파가 남아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와의 평가전에 손흥민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위험부담을 안고 가지 않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었다. 다행히 손흥민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12일부터 정상훈련을 진행했고, 이후 전술훈련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잉글랜드, 러시아, 한국, 이란 등을 오가며 강행군을 펼쳤던 손흥민은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통증은 이제 거의 없다. 컨디션은 좋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그가 움직이는 곳이 곧 그의 포지션이었다. 왼쪽, 중앙, 오른쪽을 오가며 끊임 없이 기회를 만들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우즈벡 수비를 흔들었다. 조직적이고 탄탄한 우즈벡 수비진들도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2~3명이 에워싸는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돌파를 시도했다. 마무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여러차례 우즈벡의 오른쪽을 무너뜨렸다.

0-1로 끌려다니던 후반 22분. 손흥민의 발끝에서 동점골의 서막이 열렸다. 손흥민이 침투하던 박주호(도르트문트)에게 볼을 연결했고, 박주호의 크로스는 남태희(레퀴야)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단짝' 김신욱이 투입되자 손훙민의 플레이가 더욱 살아났다. 사실상 투톱에 가깝게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었다. 손흥민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우즈벡 수비진이 분산됐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구자철의 역전골이 터진 후 누구보다 기뻐했다. 아쉬웠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기억을 씻을 또 다른 월드컵을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골은 없었지만 손흥민은 분명 한국의 에이스였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 코너플래그 앞에서 팬들의 환호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어선 한국축구, 그 뒤에는 슈퍼스타의 힘이 있었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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