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R 전승' 한국전력, 중심에 달라진 강민웅 있다

기사입력 2016-11-22 20:46


한국전력의 세터 강민웅이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두 주먹을 불끈쥐고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강민웅이 1라운드 때보다 더 좋아졌어요."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표정이 환하다. 팀이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7승3패로 승점 19점을 기록하며 선두 대한항공(7승2패·승점 20)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라운드를 3승3패로 마쳤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파죽의 4연승을 달리고 있다. 10일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켰다. 13일엔 상승세의 우리카드를 3대1로 제압했고, 17일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를 3대2로 격파했다. 내친 김에 20일 홈 구장인 수원체육관에서 '1강' 대한항공까지 3대1로 잡았다.

거칠 것이 없는 한국전력의 연승가도. 신 감독은 세터 강민웅을 으뜸 공신으로 꼽았다. 신 감독은

"강민웅이 1라운드 때보다 더 좋아졌다"고 했다.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 신 감독은 "공을 보내는 속도와 정확성이 좋아졌고 공격수와 호흡을 맞추는 세밀한 부분도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사실 올시즌을 앞두고 우려가 많았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그간 세터 포지션이 약점으로 지적됐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강민웅을 데려왔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신 감독은 "당시 강민웅을 많이 혼냈다. 좌우로 전환하는 공의 속도도 느렸고 디테일이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신 감독은 "강민웅이 워낙 착한 성격이다. 그래서인지 멘탈이 강한 편은 아니"라며 "그런 부분을 다잡고자 경기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민웅을 지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잘 하고 있을 때 지적을 받아 선수 입장에선 의아할 순 있는데 그런 게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잘 되고 있을 때도 혼을 내다니…. 다소 과한 조련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 이유가 있었다. 신 감독은 "강민웅도 어느덧 고참급 선수가 됐다. 하지만 강민웅의 커리어를 보면 본인이 주전 세터로 뛴 적이 많지 않다"며 "삼성화재에 있을 땐 유광우에 밀렸고, 대한항공에선 한선수의 백업 선수였다"고 했다. 선수 시절 명세터 이름을 날렸던 신 감독 입장에선 강민웅의 껍질을 깨고 싶었다.


신 감독은 "처음엔 강민웅도 많이 힘들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점점 좋아지는 게 보였다. 조금 더 하면 최고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올시즌 개막 전 강민웅에게 '너가 잘만 하면 올시즌 1, 2위 하는 세터가 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빈 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강민웅은 22일 현재 세트당 평균 12.119개의 세트를 성공시켜 이 부분 1위다. 2위 유광우(삼성화재·세트당 11.475개)와의 격차도 제법 크다.

하지만 아직 100점을 주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신 감독은 "지금은 70점 정도 주고 싶다. 아직 채워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하고 가진 재능도 있다. 제대로 눈을 뜨면 국내 최고의 세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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