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 맞춘 이동국, 그의 축구인생 뭐가 더 남았나

기사입력 2016-12-01 20:52


사진제공=전북 현대

서른 일곱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은 요즘 '앞으로 어떤 것을 더 이루고 싶나'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뒤 국내 축구선수가 할 수 있는 경험과 달성할 수 있는 우승 그리고 개인 타이틀을 모두 차지했다. K리그 4회 우승, K리그 득점왕과 K리그 MVP(이상 2009년, 2011년), K리그 도움왕(2011년), K리그 최다 공격포인트(192골-66도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득점왕과 MVP(이상 2011년), ACL 최다 득점(32골), 독일 분데스리가·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올림픽 출전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 퍼즐도 맞췄다. 지난달 26일 ACL 우승컵에 입 맞췄다. 이동국은 1일 전북 전주시 봉동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에 (교체돼) 벤치에서 지켜보는데 마음을 졸였다. 만에 하나 우승을 놓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상당했다. 다행히 동료들이 투혼을 발휘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K리그를 대표해 ACL 우승에 도전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K리그 우승컵도 함께 들어 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록을 찾아봤는데 내가 이룬 것에 나도 놀란 건 사실이다. 축구를 하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타이틀과 경력이 다 있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후회 없이 해왔다. '앞으로 어떤 것을 이루고 싶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지금까지 나는 개인 수상을 위해 뛴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남은 선수생활에서 팀 목표를 첫 번째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도 가입한 이동국, 그의 축구인생에서 이룰 것이 뭐가 더 남았을까. 딱 한 가지다. 월드컵에서의 활약이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13분밖에 뛰지 못했다. 12년 뒤 출전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전, 우루과이와의 16강을 합쳐 38분을 뛰었다. 2009년부터 '제2의 전성기'를 통해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다시 탄생했던 이동국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아니 납득하기 힘든 커리어였다. 그래서 그에게 남은 목표는 월드컵 출전과 동시에 맹활약이다. 이동국은 "마지막 축구인생의 목표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이다. 목표는 크게 가져야 하니깐…"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전북, 이동국이 또 다시 월드컵 출전이란 꿈을 꿀 수 있게 돕고 있는 팀이다. 이동국에게 전북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내가 처음 전북에 입단했을 때와 지금의 전북은 많이 다르다. 클럽하우스 생활은 상상도 못했던 부분"이라며 "전북은 이제 전라북도를 상징하는 팀이 된 것 같다. 전주하면 비빔밥이 아닌 축구를 생각하게끔 하고싶다는 인터뷰도 했었다. '전북하면 축구도시'라는 것을 이뤄냈다라는 것에 내 역할이 조금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북의 옷을 입고 뛰는 것이 기분이 좋다. 언제부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 그린색이 됐다"고 전했다.

이동국의 2016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동국을 비롯한 전북 선수들은 아시아를 대표해 8일부터 일본 오사카와 요코하마에서 펼쳐질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기부여가 부족하고 체력도 바닥났지만 전북 선수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아시아축구의 자존심과 레알 마드리드와의 만남 때문이다. 이동국은 "첫 경기를 이기면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팬들과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팀과 충돌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동계 전지훈련 첫 경기를 독일 도르트문트와 치렀다. 비록 패했지만 그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넣었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그것도 레알 마드리드을 상대로 골을 넣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전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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