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현지분석]'파듀 경질'과 이청용의 '미래'

최종수정 2016-12-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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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상황이 변했다. 새로운 길이 앞에 펼쳐졌다. 이제 심사숙고해야할 시간이다. 겨울 이적 시장 개장을 앞둔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의 상황이다.

파듀 경질

크리스탈 팰리스는 앨런 파듀 감독을 경질했다. 22일 오후(현지시각)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현재 크리스탈 팰리스는 극도로 부진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경기를 치르며 4승3무10패(승점 15)에 그쳤다. 리그 순위는 17위다. 강등권(18~20위)바로 앞이다. 18위인 선덜랜드와는 승점 1점, 최하위 헐시티와는 승점차가 3점에 불과하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에서도 탈락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결국 파듀 감독에게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을 요청했다. 파듀 감독은 "개인적으로 팰리스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내 시간이 끝나 슬프다. 모든 팬에게 감사하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앞날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상극

그동안 이청용은 파듀 감독과 잘 맞지 않았다. 이청용은 2015년 겨울 이적시장 마감일 볼턴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했다. 2011~2012시즌 이후 3년만에 EPL무대에 복귀했다. 1달 전 크리스탈 팰리스에 부임한 파듀 감독은 이청용을 간절하게 원했다. 이청용도 EPL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에 이적을 선택했다.

하지만 몸상태가 문제였다. 이적 전 참가했던 아시안컵에서 오른 정강이를 다쳤다. 부상 여파는 컸다. 그 시즌 3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5~2016시즌 이청용은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파듀 감독은 윌프레드 자하, 야닉 볼라시에를 중용했다. 이청용은 서브 멤버였다. 파듀 감독은 13번 나왔다. 이 가운데 선발 출전은 4번에 불과했다. 풀타임은 단 한번도 없었다. 2골을 넣기는 했지만 파듀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 이청용은 4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다. 이후 다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한번씩 선발로 나서기는 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파듀 감독은 자하나 타운젠트 등 직선적인 선수들만 좋아했다. 완급 조절과 패싱이 장기인 이청용은 외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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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갈림길이다. 영국 언론들은 대부분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이청용의 이적을 점치고 있다. 이미 여름 이적 시장에서 번리가 이청용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파듀 감독이 계속 자리에 앉아있었다면 이청용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이적할 수 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물론 이청용 본인은 이적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듀 감독이 경질됐다. 이청용의 입지에 변화 가능성이 생겼다. 파듀 감독은 단순한 축구만 해왔다.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최전방에 갖다 놓았다. 자하와 타운젠트 등 직선적인 선수들로만 측면을 배치했다. 그들의 운동량에 기댔다. 이렇다할 대체 전술도 없었다. 다음 감독이 부임한다면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외면받던 선수들의 중용 가능성도 있다. 이청용에게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이적보다는 잔류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빅 샘

문제는 다음 감독이다. 현재 영국 언론들은 샘 앨러다이스 감독 부임을 기정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빅 샘'이라는 별명을 가진 앨러다이스 감독은 유로 2018이후 잉글랜드 A대표팀을 맡았다. 하지만 부패 스캔들로 1경기만 치르고 물러났다. 그럼에도 앨러다이스 감독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능력이다. 약팀을 맡아 중위권으로 올리는 데 탁월하다. 실제로 1999년 2부에 있던 볼턴을 부임 1년만에 EPL로 승격시켰다. 2004~2005시즌에는 EPL6위까지 이끌었다. 2011년에는 2부리그에 있던 웨스트햄을 EPL로 데려왔다. 또 강등 위기에 있던 블랙번이나 선덜랜드를 잔류시켰다. EPL최고의 생존왕이다.

다만 앨러다이스 감독이 쓰는 전술이 이청용과 맞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전형적인 잉글랜드식 축구를 구사한다. '킥 앤 러시'. 좋게 말하면 선굵은 축구다. 현실적으로는 '뻥 축구'다.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놓고 좌우 윙어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나 롱패스를 선호한다. 파듀 감독이 추구했던 축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청용의 장점에 눈을 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앨러다이스 감독이 정말 부임하게 된다면 이청용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적도 반전 카드로서 그 매력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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