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강원랜드, 강원FC 플랜B 가동?

기사입력 2016-12-28 18:34



거침 없던 강원FC의 광폭행보가 이대로 멈춰설까.

강원 구단 최대 스폰서인 강원랜드가 29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강원 구단은 네이밍 스폰서십 등 80억원 이상 규모의 후원 제안이 '이사회 비안건 사항'으로 논의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강원랜드 측은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억원 규모의 후원금만 내겠다는 방침이다.

속사정이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요청에 따라 상반기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5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폐광지역 경제 회생이라는 기업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적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외부 후원 사업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첨예한 줄다리기의 역사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2011년 강원 구단과 매년 40억원 규모의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해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취임하고 강원 구단이 성적 부진과 내흥에 시달리자 이듬해부터 후원규모 축소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까지 40억원 중 10억원만을 지원했다. 강원 구단이 유니폼 전면에 새겨진 하이원 브랜드를 검은 테이프로 가리는 일명 '블랙아웃'으로 양측의 갈등은 정점을 찍었고, 결국 강원랜드가 10억원을 더 지원하면서 결말을 맺었다. '80억원 이상 후원'을 강원랜드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애초부터 희박했다.

강원은 내년 시즌 예산 200억원 이상 확보를 내걸며 이근호 정조국 등 대어급 선수를 잇달아 영입하는 공격적 행보로 주목 받았다. 올해 예산 규모가 50억원 안팎이었던 강원이 강원랜드의 지원을 등에 업지 못하면 경영난이 불가피 하다는 우려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경영 문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제안 사항에 대해 일일이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제안이 달성되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구단이 경영난을 겪는 등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의도와 달리 이상한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진 듯 해 아쉽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측의 입장에 대해선 "지난해 '블랙아웃'을 전후해 1승1무3패에 그쳤지만 이후 8경기 연속 무패를 거둔 바 있다"며 "제안 달성에 실패할 경우 내년 시즌 경기력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원은 여전히 잰걸음 중이다. 최근 발표된 시즌권 판매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구단 최대주주인 강원도체육회 역시 클래식에 걸맞는 지원을 해줄 전망이다. 지역내 후원을 이끌어내는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예산은 충분히 확보할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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