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은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다.
2017년 K리그 클래식 주장 완장을 차게 될 주장 12명의 나이를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무려 8명(67%)이 30대 선수로 구성됐다. 단, 평균 연령이 낮은 팀에선 20대 중반 선수가 주장이 되기도 한다. 인천의 김도혁이 좋은 예다. 올해 스물 다섯인 김도혁은 이번 시즌 클래식 최연소 '캡틴'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외 클럽은 K리그와 다르다. 나이가 아닌 무조건 '실력 위주'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무대인 만큼 출중한 기량을 보유한 선수가 주장이 된다. '캡틴' 스티븐 제라드(37·LA갤럭시)는 스물 세 살이던 지난 2003년 사미 히피아로부터 리버풀 주장직을 이어받은 후 12년간 활약했다. 웨인 루니(32)도 29세이던 2014년 맨유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존 테리(37) 역시 스물 다섯 살 때부터 12년간 첼시의 주장 완장을 찼다.
'아시아축구의 별' 박지성(37·은퇴)은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2010년 여름 맨유를 떠나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둥지를 옮겼던 박지성은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마크 휴즈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캡틴의 영광을 맛본 바 있다.
해외 클럽 감독들이 원하는 주장의 또 다른 자질은 프로페셔널리즘과 롤모델 여부다. 루이스 판 할 전 맨유 감독은 루니를 주장으로 선임할 당시 "루니는 프로의 자세로 훈련을 소화하고 내 축구 철학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또한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연한 성격이 가미돼야 한다. 위계질서가 확립된 한국과 달리 다양한 인종의 선수들이 모이는 클럽이기 때문에 선수간 의견충돌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맨유, 첼시, 맨시티 등 지구촌 최고의 '스타 군단'에서 실력과 인성보다 선수들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화합형 리더의 역할이 더 우선시 되는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