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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적을 환희로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결전을 앞둔 울산은 미완성이다. 지난해 12월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겨우내 색깔 입히기에 매진했지만 ACL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갑작스레 ACL 출전이 결정되면서 한 달 예정이었던 스페인 동계 전지훈련 일정을 대폭 축소한 뒤 급거 귀국했다. 맞상대 키치의 전력 분석은 마쳤지만 김 감독의 색깔을 보여주기엔 준비 기간이 짧았다. 보강 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은 외국인 선수 자리에 활용할 수 있는 게 코바 단 한 명 뿐이라는 것도 부담스럽다.
키치는 울산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2차 예선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됐던 하노이T&T(베트남)를 연장 접전 끝에 3대2로 격파하고 울산 앞에 섰다. 국가대표 출신 윙백으로 한때 울산 소속이었던 김동진(36)과 수준급 미드필더로 꼽히던 김봉진(27)이 수비수로 변신해 울산과 맞대결을 준비 중이다. PO를 앞두고 일찌감치 울산에 도착해 몸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전력 면에서는 울산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지만 이변이 춤추는 그라운드는 예측을 불허한다. 이 경기는 전후반 90분 무승부시 연장전을 치르고, 그래도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승부차기까지 가야하는 '끝장승부'라는 점도 울산의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