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축구팬들은 최근 헐크(31·상하이 상강)의 대포알 왼발 중거리슛의 위력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헐크의 그 한방에 FC서울은 지난 2월 21일 안방에서 벌어진 상하이 상강과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1로 졌다. 경기 내용에선 밀리지 않았지만 헐크에게 당했다고 보는 게 맞다.
포르투갈 출신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상하이 상강은 올해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ACL 3승에 슈퍼리그 1승까지. 4경기에서 총 14득점-2실점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 헐크가 있다. 브라질 출신 엘케손(공격수), 오스카(미드필더)와 절묘한 '삼바' 조화를 이루고 있다.
헐크는 앞으로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FC서울,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등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헐크는 상하이 상강이 지난 2016년 7월 제니트(러시아)에 이적료 5500만유로(약 672억원)를 주고 영입한 몸값 비싼 선수다. 제니트 시절 지금의 비야스 보아스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래서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헐크는 제니트에서 4시즌 정도를 뛰면서 56골을 넣었다. 시즌 최다는 17골이었다. 제니트는 2012년 포르투(포르투갈)에서 헐크를 사올 때 이적료로 5500만유로를 지불했다. 헐크를 4시즌 잘 써먹고 상하이 상강에 똑같은 이적료를 받고 팔았다.
헐크를 통해 재미를 톡톡히 본 구단은 제니트 말고 또 있다. 포르투는 2008년 7월 도쿄 베르디에서 헐크를 1900만유로(약 233억원)에 사왔다. 헐크는 포르투에서 한 시즌 최다 23골(2010~2011시즌)까지 터트리며 빅클럽의 주목을 받았다. 포르투는 헐크를 통해 무려 3500만유로(약 428억원) 이상의 이적료 차액을 챙긴 셈이다.
헐크가 아시아축구에 빠르게 적응하는 건 어린 시절 일본 프로축구를 경험해서이기도 하다. 헐크의 재능을 알고 스카우트를 한 건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였다. 헐크는 두 차례 임대를 거쳐 2007년 도쿄 베르디에서 한 시즌 37골을 터트리면서 잠재력을 터트렸다. 비록 J2(2부)였지만 42경기에서 37골은 결코 쉽지 않았다. 포르투가 2008년 7월 도쿄 베르디에 이적료 1900만유로를 주고 헐크를 사갔다. 8년만에 아시아로 돌아온 헐크가 중국을 앞세워 아시아축구를 점령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