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동현은 만들어주면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포항은 올 시즌 주축들을 대거 팔았다. 신화용(수원) 문창진(강원) 김원일(제주) 등이 포항을 떠났다. 엑소더스 속 포항은 양동현 만큼은 지켰다. 중국 등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최 감독은 양동현만은 내줄 수 없다며 버텼다. 자신이 생각한 전술을 완성시킬 마지막 퍼즐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양동현에게 많이 뛰게도, 허리싸움에 가담하게도 하지 않는다. 가운데를 지키며 득점만을 노리게 한다. 자칫 구시대적 전술일 수도 있지만 양동현의 득점력을 믿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양동현은 초반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새로운 전술 속에서 펄펄 날고 있다. 이날도 특별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43분 이광혁이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리바운드된 볼을 잡아 밀어넣었다. 남기일 광주 감독도 "우리 수비가 못하지는 않았다. 다만 골을 내줬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한다.
양동현은 새로운 전술이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볼에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아 감독님께 말씀드린 적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은 스트라이커는 단 한번의 찬스에서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에게 맞는 스타일이다. 욕을 먹어도 개의치 않는다"고 웃었다. 덕분에 집중력은 더 높아졌다. 양동현은 "부담까지는 아니지만 득점을 못할때 너무 미안하다. 두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