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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3골' 최순호 감독의 무한 신뢰 속 펄펄 나는 양동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17:45



"양동현은 만들어주면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경기 전 만난 최순호 포항 감독은 양동현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최 감독은 공격진을 양동현 위주로 재편했다. 그는 "동현이에게 플레이가담 보다 볼에 집중하게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많이 안뛴다고도 할 수 있다. 득점만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동현에 대한 득점력을 믿지 않으면 절대 쓸 수 없는 전술. 최 감독에게 다시 물었다. '그만큼 양동현의 결정력을 신뢰하나.' 1초도 걸리지 않아 답이 돌아왔다. "결정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양동현이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양동현은 1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 선발출전해 멀티골을 넣었다. 울산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자 3년 연속 홈개막전 득점이었다. 포항은 양동현의 활약 속 2대0으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광주전 무패(7승5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도 이어갔다.

포항은 올 시즌 주축들을 대거 팔았다. 신화용(수원) 문창진(강원) 김원일(제주) 등이 포항을 떠났다. 엑소더스 속 포항은 양동현 만큼은 지켰다. 중국 등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최 감독은 양동현만은 내줄 수 없다며 버텼다. 자신이 생각한 전술을 완성시킬 마지막 퍼즐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양동현에게 많이 뛰게도, 허리싸움에 가담하게도 하지 않는다. 가운데를 지키며 득점만을 노리게 한다. 자칫 구시대적 전술일 수도 있지만 양동현의 득점력을 믿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양동현은 초반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새로운 전술 속에서 펄펄 날고 있다. 이날도 특별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43분 이광혁이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리바운드된 볼을 잡아 밀어넣었다. 남기일 광주 감독도 "우리 수비가 못하지는 않았다. 다만 골을 내줬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한다.

양동현은 새로운 전술이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볼에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아 감독님께 말씀드린 적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은 스트라이커는 단 한번의 찬스에서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에게 맞는 스타일이다. 욕을 먹어도 개의치 않는다"고 웃었다. 덕분에 집중력은 더 높아졌다. 양동현은 "부담까지는 아니지만 득점을 못할때 너무 미안하다. 두 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원래 시즌 초반에 강하기도 하지만, 올 시즌은 유독 두드러진 페이스다. 득점왕을 노려볼만 하다. 최 감독도 득점왕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동현은 "이제 두 경기를 했을 뿐이다. 타이틀을 생각하기에는 이르다"고 한 뒤 "올 시즌 목표가 18골이다. 이 목표에 근접하면 분명 득점왕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골을 넣었다기 보다는 이제 목표까지 15골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넣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결연히 말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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